만 하루를 아이폰을 벽돌 상태로 만들어 버리는 어려움을 겪으면서 그래도 결국 iOS5 베타 버전을 무사히 설치 했습니다. 잠시 써보니, iOS5가 정식 출시되기를 떨리는 마음으로 기다려야 할 회사들이 많은 것 같습니다. 
   통신사는 SMS는 이제야 말로 공짜로 제공해야 할 것 같고, 카카오톡도 먹고살 걱정을 해야 하겠네요. 또 굳이 uCloud나 N드라이브 같은 서비스들도 필요가 없어질 것 같고요. iOS 기기들과 iTunes Store를 기반으로 한 생태계를 만든 애플이, 자기 생태계 안에 모든 것을 다 갖추어 놓고 그 안에서 재밌고 편하게 살 수 있도록 사용자들을 이끌고 있습니다.
아, 통신회사들 돈 벌어먹기 힘들게 만드는 잡스... 나 역시 떨게 만드는군요.

   서론이 길었습니다만, 오늘 반나절 써본 걸로 iOS5의 혁신적인 부분 모두를 말하기는 힘들 것 같습니다. 그냥 제가 iOS 설치하는 과정에서 보았던 특이한 점들만 간략히 공유하기로 하지요

   일단 설치하는 과정에서 iCloud와 관련된 설정을 default로 하게 되어 있는 것이 인상적입니다. iOS5 설치 후, 백업에서 복원을 끝내고 아이폰을 사용하려는데, 아래에 보시는 것처럼 iCloud set up 하는 단계를 거쳐야 하더군요.

 
   iCloud로 연락처, 캘린더, 사진, 음악, 책, 어플 등등을 저장할 것이냐를 물어보는데, 저는 당근 저장하는 것으로 설정을 하고 다음으로 넘거 갔습니다.
   다음으로 두번째 그림에서 보시는 것 처럼 Find My iPhone 설정이 나옵니다. Find My iPhone은 이제는 없어질 'Mobile Me' 서비스의 일부로 등장했던 것인데, Mobile Me가 없어지면서 iCloud 안에 통합되어 제공되는 것 같습니다. 우리나라는 위치정보 제공 관련 법률 근거가 없어서 였던가, 하여튼 Find My iPhone 서비스 제공이 안됩니다만, 그냥 설정을 하고 넘어 갔습니다.
마지막으로 아이폰 사용 분석 자료를 제공 할 거냐 라는 설정 화면에서는 Don't Send를 선택합니다. (뭐 굳이 안할 이유는 없지만, 괜히 찜찜해서..^^) 
   이렇게 Next로 넘어가면  아래와 같이 설치된 앱 중에서 업데이트가 필요한 놈들이 업데이트를 시작합니다.


   아이폰에서 굳이 AppStore 를 기동하지 않아도 Wi-Fi 연결된 상태에서는 iCloud를 통해 지가 알아서 업데이트가 진행되는 것 같습니다. 심지어 애플 Id. 입력도 안했는데도 업데이트가 되는군요.
   요건 상당히 편리하게 느껴집니다. 매번 AppStore 아이콘에 노티 떠있는 거 보고 일일이 업데이트 해줘야 했고, 그것도 한국 계정, 미국 계정 번갈아 가면서 했어야 했는데 위 그림에서 보시다 시피 미국계정에서 구매한 게임들도 한꺼번에 업데이트가 됩니다.  오호~~ 좀 짱 인듯!
  (6월 10일 추가 : 이게 완전 자동으로 업데이트가 되는 건 아닌 것 같네요. 오늘 회사에서는 앱스토어에서 업데이트 버튼을 눌러야 업데이트가 되네요. 좀 더 살펴봐야 할 듯 합니다) 

   그리고 SMS나 트위터 멘션 등 알림이 필요한 건이 있으면 아래 그림 처럼 이쁘게 화면 위 쪽으로 노티(Notification)가 뜹니다. 예전엔 화면 위에 반투명으로 나타나서 좀 거슬렸었습니다..
   안드로이드 폰의 경우 이런 기능이 있어 상당히 편리하지요(메시지센터). SMS, 메일, 앱다운, 설치 등등이 모두 화면 윗줄에 노티로 나타나고, 이 노티를 터치&슬라이등 하면 해당 메뉴로 갈 수 있는 화면이 열리는 형태인데, 안드로이드폰이 아이폰보다 편리한 몇 안되는 장점 중의 하나 입니다.
   사실 탈옥 아이폰에는 이런 비슷한 기능을 제공하는 앱들이 이미 오래 전에 나와 있었는데 이제야 순정 iOS에도 반영이 되었습니다. 제일 윗쪽, 와이파이 표시 나타나는 줄을 터치&슬라이드 하면 SMS, 메일 등을 해당 앱에 들어가지 않고도 바로 확인이 가능합니다.  


   그리고 또 하나 결정적인 큰 변화!! 통화 목록 개별 삭제가 됩니다!!
   저 처럼 하늘 아래 한점 부끄러울 것 없는(진짜?) 사람에게는 크게 필요 없는 기능이기는 합니다만, 예를 들어 엊그제 처럼 저녁에 전화가 와서 받았는데, "형님! 저 XXX의 OO 실장입니다. 한번 놀러오세요" 뭐 이런 얘기를 하는 얼굴도 모르고, 어느 회사(?) 인지도 모를 그런 실장/부장들의 전화라면 굳이 목록에 남겨 둬서 후환을 만들 필요는 없겠지요.
   이 역시 탈옥 아이폰에서는 이미 오래 전에 제공되던 기능이었으나, 그동안 순정 아이폰에서는 제공이 되지 않고 있었습니다.(잡스 형아가 와이프의 허락을 받지 못한 관계로 기능이 추가 되지 못했다는 그럴 듯한 루머도 있었죠) 

위 그림에서 보시듯이, 통화목록에도 "편집"버튼이 생겼습니다. 편집 버튼을 누르거나 아니면 지우고 싶은 번호를 슬라이드하면 "삭제"버튼이 나타나지요. 

   다음으로 iMessage 기능이 추가되어 있습니다. 나의 "연락처"에 등록된 친구의 메일 주소가 iOS5 버전의 아이폰/아이패드에 등록된 애플Id. 주소이거나, 아니면 전화번호가 iOS5의 아이폰인 경우, SMS 보내는 화면이 자동으로 iMessage 기능으로 나타나게 됩니다. 


   아이폰에 기본 탑재된 메시지 앱을 구동시키면 위 화면이 나오는데,  왼쪽은 아이패드를 iOS5로 업데이트한 친구의 이메일 주소를 받는 사람란에 입력한 겁니다. (제가 이메일 주소의 이름을 iMessage 테스트로 입력해둬서 메일 주소는 안나타납니다만..) 그렇게 이메일 주소를 입력했는데, 해당 이메일 주소가 iOS5 사용하는 사용자의 애플 계정 주소인 경우 아래 메시지 써넣는 공간에 iMessage 라는 표시가 흐릿하게 나타납니다. 마찬가지로 iOS5 를 사용하는 아이폰 전화번호를 입력한 경우도 그렇게 나타납니다.
   테스트를 해보니 이메일주소나 전화번호를 입력하면 잠시 모래시계가 돌고 나서 iMessage 가 나타납니다. iOS5 인지 확인하느라 시간이 다소 걸리나 봅니다. 

   이 iMessage는 통신사의 SMS 가 아닙니다. 따라서 통신사의 SMS 매출에 지대한 영향을 주겠지요. 이 소식을 미리 알고 있어서였는지, 아니면 카카오톡 같은 메신저 프로그램을 견제하느라 그랬는지 모르겠습니다만, KT에서는 어제 올레톡 이라는 메신저 서비스를 출시했습니다. 대세 카카오톡, 후발 마이피플에 통신사 자체 메신저인 올레톡까지 등장했습니다만, 아이폰 사용자들은 글쎄요... 이런 서비스 꼭 쓰게 될지 모르겠습니다.

이 정도가 제가 살펴본 굵직굵직한 변화입니다. 이것 외에도 몇가지 소소한 변화...

  •  I / O 선택 버튼이 둥글게 디자인이 바뀌었다는 점 : 맨 위에 나온 iCloud 설정 화면을 보시면 압니다.  예전엔 직사각형 모양이었는데, 양쪽 끝이 둥글게 바뀌었습니다.
  • 뉴스 가판대, Reminder 등의 보이지 않던 기본앱들이 나타났습니다. Reminder는 아마도 아이폰에 없었던 작업 관리 기능이 구현된 앱이 아닐까 합니다. Remember the Milk 같은 앱을 생각하시면 될 듯. 아직 구체적인 기능은 모르겠네요. 뉴스 가판대는 AppStore에서 판매하는 신문들을 모아보는 앱 같은데, 역시나 써볼 수가 없군요.
  • 트위터가 iOS의 기본앱으로 통합이 되었습니다. 그래서 설정화면의 기본앱 설정부분에 iCloud와 함께 Twitter도 새로운 메뉴로 추가 되어 있네요.(아래 그림 참조)

 

  • 이것은 어쩌면 소소한 변화가 아니라 큰변화 일지 모르겠습니다만, iPod 아이콘이 디자인이 변경된 "음악"이라는 아이콘으로 변경되었습니다(위 그림 참조). 설정 화면 들어가 보면 iPod 일 때와 크게 바뀐 것은 없습니다.  그러나 "아이팟" 같은 개별 기기에서 음악을 즐기는 시대가 끝나고 클라우드 환경을 통해 기기구분 없이 언제 어디서나 음악을 즐기는 시대로 변화한다는 잡스 형아의 가장 강력한 메시지가 담긴 변화는 아닐까 하는 생각을 해봅니다. 

   이것으로 대충 제가 살펴본 iOS5의 바뀐 모습들을 정리해봤습니다. 뭐 세부적이고 전문적인 리뷰들이야 인터넷에 넘쳐 날테니까 저는 그냥 제가 본 것만 간략히 정리하려고 했는데도 얘기가 참 길어졌네요. 그만큼 iOS5에서 많은 변화가 생겼기 때문인가 봅니다. 
   개인적으로는 이번 iOS5에서의 변화는 참 무섭다는 생각이 듭니다. 이 정도의 변화에 대해서 과연 안드로이드 진영이 대응할 힘이 있기나 한 것일까 하는 생각마저 드는군요. 승자독식. 혁신하는 한 사람, 한 회사가 모든 변화의 주인이 되어버리는 세상이 되었기 때문에 정말 잠시라도 한눈 팔다 뒤쳐지면 망할 것 같습니다. (아, 우리 회사도 잘 해야 할 텐데..)  
   보다 세부적인 리뷰는 또 다음 기회에... ^^ iOS5가 궁금한 분들께 조그만 보탬이라도 되셨길 바랍니다. 
 

*참고1 :  iOS5 베타 업데이트 관련  
    업데이트용 파일은 쉽다면 쉽게 구할 수 있습니다만, 베타 버전은 개발자 등록된 단말 아니면 activation이 안됩니다. 섣불리 업데이트 시도 하시다가는 저처럼 벽돌 아이폰 들고 한숨 쉬는 사태 벌어질 수 있습니다. 

*참고2 : iCloud 기본 용량은 5G가 주어집니다.
추가 구매도 가능한데, 아직은 안되더군요. 5G가 무료면... 괜찮지 않나요?  아래 그림은 설정 메뉴의 "iCloud"설정화면인데, 보시다시피 iCloud에 아이폰 백업을 바로 할수도 있습니다. 굳이 iTunes 켜서 케이블 연결할 필요가 없이 바로 업데이트 할 수 있는 겁니다. 진짜 편할 듯합니다.


* 참고3 : 도움이 되셨으면 추천 한방 해주시고요..^^  자기 만족을 위해 쓰는 글입니다만, 호응이 있으면 더 자주, 더 잘 쓰게 되는 것 같습니다. 
 

posted by Mr.앤더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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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아가는이야기 2011. 6. 3. 02:01
이소라의 노래를 즐겨 들었던 것은 아닙니다. 노래를 잘 하는 가수라는 것은 알고 있었지만, 딱히 내가 좋아하는 노래는 없었습니다. 
그런데 이번에 '나는 가수다'에서 이소라라는 가수를 다시 발견하게 되었습니다. 그야 말로 '너는 가수다'라고나 할까요.
처음 들었던 노래, '너에게로 또다시' 에서, 뭐랄까 묵직한 감동, 사람 마음을 움직이는 목소리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깜짝 놀랐던 것은 그 다음 노래, 보아의 No.1 이었지요. 전혀 어울리지 않을 거라 생각했던 노래를, 새롭게 해석해서 자기만의 색깔을 잘 나타내었던 것 같습니다. 
다음 노래 송창식의 '사랑이야'는 깊이 있는 목소리로 원래 색깔로 돌아간 듯 싶더니, 그 다음 노래는 정말 완전히 예상을 뒤집는 힙합을 들고 나오더군요. 
소울 다이브를 끌고 등장하는 모습에서 느껴지는 포스.  이건 도대체 뭔가 싶었는데, 힙합이라니...
드림하이 1편에서 배용준 이사장이 1류, 2류, 3류에 대해 얘기하는 장면이 나옵니다. 혜미와 백희의 오디션 결과 백희가 합격이라는 얘기에 반발하는 혜미에게 해주는 얘기죠. 1류는 실력도 있고 노력하는 사람, 2류는 실력은 없지만 노력하는 학생, 3류는 실력도 없고 노력도 안하는 사람이 아니라... "편견을 가진 사람"이라고 얘기를 하죠.
편견. 편견은 한계를 만들기 마련이고, 예술가는 그런 한계가 없어야 하지만 실제 자신의 색깔, 자신이 좋아하는 스타일을 버리는 일은 가수들에게도 쉽지 않은 일 같습니다. 김연우는 그런 자기 색깔을 버리는 것이 조금 늦어서, 또 BMK 도 자신을 색깔을 늘 고수하고 있기 때문에 항상 순위가 불안불안 한 것이 아니었나 싶습니다.
그러나 이소라는 참 대담한 시도를 했고, 그 시도가 어색하지 않았습니다. 변화를 즐기는 모습이랄까..
40대에 들어선 나는, 아무래도 편견이라는 것을 가지게 될 가능성이 많은 것 같습니다. 사람들을 보면서 이럴 것이다, 저럴 것이다... 아니면 나는 이건 못할 것이다... 이런 편견, 한계들을 깨어버리면서 살았으면 좋겠군요. 나이가 몇살이 되든.. 그렇게 살았으면 좋겠습니다.
posted by Mr.앤더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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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아가는이야기 2011. 5. 28. 02:30

오늘 MBC 휴먼다큐멘타리 '사랑'에서 고 최진실 씨의 어머니 얘기가 나오더군요. 제 나이 또래의 남자들이 좀 어렸을 적 진실 누나는 정말 최고의 연인이었지요. 그런 누나가 세상을 스스로 등졌습니다. 그리고 작년엔 동생인 최진영씨 마저 스스로 누나를 따라갔습니다.
그리고 네이버에 들어갔더니, SG워너비의 가수 채동하가 스스로 세사을 떠났다는 기사가 올라와있네요. 그의 매니저도 2009년에 자살로 생을 마감했었답니다.
얼마전엔 송지선 아나운서의 충격적인 소식이 있었는데, 왜 자꾸 이런 일들이 일어나는 것일까요.

가슴이 턱, 막힙니다.

나는 그런 선택을 한 사람들을 탓할 생각은 없습니다. 그 사람들은 정말, 차라리 죽는 것이 나을 만큼 힘들었기 때문에 그 길을 선택했을 겁니다. 누군가 책망을 받아야 한다면 그 선택을 한 사람이 아니라 그들을 괴로움 속에 살게 만들었던 익명의 수많은 사람들일 겁니다.

그러나, 그렇게 괴롭고 힘들더라도, 제발 조금만 더 버텨 주기를 바랍니다.  하루하루 숨쉬고 살아가는 일이 너무 괴롭고 고통스러울 수 있는 순간이 있다는 것을 잘 압니다. 그러나 그래도 조금만 더 버티면 해가 뜹니다.  제발 조금만 더, 조금만 더 버텨 주기를 바랍니다.

누군가 스스로 목숨을 끊게 되면 주위의 가족, 친구들에게 견딜 수 없는 고통을 주게 됩니다. 그 고통과 상실감이 남아 있는 사람들을 다시 자살로 내모는 지도 모릅니다.

그러니, 스스로 세상을 버릴 생각을 하고 있느 모든 사람들이 조금만 더 버텨 주기를 바랍니다. 그 한명이 무너지면 우주가 망가지는 것과 마찬 가지 입니다.  가족과 친구들이 무너지지 않도록 버텨주기를 바랍니다. 그 고통은 언젠가 지나가고 맙니다. 그것은 해가 뜨고 바람이 부는 일처럼, 너무나 당연한 자연의 법칙입니다. 조금만 더, 조금만 더 버텨주기를...

힘을 내세요 모두들.

posted by Mr.앤더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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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언론에 심심치 않게 IMEI 블랙리스트, 화이트 리스트 제도 라는 얘기가 올라옵니다. 크게 어려울 것 없지만 익숙하지 않은 용어이고 또 앞으로 이동통신 시장을 많이 바꿀 수도 있는 제도라서 몇 자 적어 볼까 합니다. 
IMEI 라는 것은 " International Mobile Equipment Identity" 의 약자입니다. 직역하자면 국제이동 단말기 식별번호인데 단말기 한대 마다 고유 번호로 가지고 있는 것입니다. 제조사에서 부여하는 일련번호와는 관계가 없이 전 세계에서 딱 그 번호 한개만있습니다. 
IMEI  블랙리스트 제도 / 화이트리스트 제도 라는 것은 이 IMEI값을 어떻게 관리하느냐에 따라 붙여진 이름입니다. 사용할 수 있는 단말기의 IMEI 값(즉, 화이트리스트)을 전산에 등록해서 그것만 개통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화이트리스트 제도이고, 도난/분실 등으로 개통하지 못하도록 막혀 있는 IMEI 값(즉 블랙리스트)만 등록해서 그 외의 모든 단말기는 사용할 수 있도록 풀어 놓는 것이 블랙리스트 제도입니다.
용어만 들으면 블랙리스트 제도가 부정적인 뉘앙스를 주지만 실제로는 더 개방적이고 제한이 적은 것이 블랙리스트 제도입니다. 

제가 여행하면서 겪어본 필리핀 사례를 말씀드리겠습니다. 
WCDMA가 도입되고 나서는 글로벌 로밍이 되니깐 아무 생각 없이  쓰던 휴대폰을 해외 들고 나가서 전화받고, 통화 좀 하고.. 그러다 보면 로밍 요금에 눈이 튀어 나올 지경이 되는 때가 많이 있었습니다. 그 뿐인가요, 스마트폰 데이터 로밍까지 해버리면 귀국 후에 그야 말로 요금 폭탄을 맞게 됩니다. 하지만 필리핀을 여행할 때는 그런 걱정 없이 저렴하게 휴대폰을 쓸 수 있었습니다. 필리핀 주민등록증이나 여권 같은 것도 필요 없으며, 신청서 같은 것을 작성할 필요도 없습니다. 방법은 아래와 같이 간단합니다.  

1.출국 전에 자기 휴대폰이 컨트리락이 풀려 있는 휴대폰인지 확인 한다
.
   - 2010년 11월 이후 출시된 휴대폰은 모두 컨트리락 풀려 있습니다. (그 이전  휴대폰들은 기술적으로 불가능하다고 하더군요)
   - 아이폰은 KT 콜센터에 전화해서 풀어 달라고 하면 바로 풀어줍니다. 대부분 당일 처리 됩니다. 

 2.필리핀 이동통신사의 USIM 카드를 구한다.
 
   - 국내에서도 판매하는 곳이 있고, 필리핀 들어가서도 현지 이동통신사 매장에 가서 구입할 수 있습니다.
   - USIM카드에는 이미 전화 번호가 입력 되어 있으며, 요금은충전 되어 있지 않습니다. 자기의 필요에 따라 매월 일정액을 충전하거나 그 때 그 때 선불 카드를 구입해서 입력합니다. 

3. USIM 카드를 단말기에 삽입한다. - 삽입과 동시에 개통 끝!!
   - 구입했던 USIM을 자기가 들고간 단말기에 삽입하고 휴대폰을 켜면 그것으로개통은 끝난 것입니다. 물론 선불카드를 충전해야 통화를 할 수 있지만, 개통까지 과정에서 신분증도 필요 없고 선불카드는 시내에서 쉽게 구할 수 있습니다. 마치 편의점에서 담배 판매하듯이 꼭 이동통신대리점 같은 곳이 아니라도 쉽게 살 수 있습니다.
 
이렇게 필리핀에서 너무나도 손쉽게 필리핀 현지 휴대폰을 개통해서 사용해보니, IT 선진국이라는 우리나라가 이동통신 쪽은 더 후진국이구나 하는 생각도 들었습니다. 실제 아이폰3Gs 출시했을 때, 아이폰을 구입하겠다고 찾아온 미국인 한 사람을 도와줬었는데 최종적으로 아이폰을 개통하는데 6시간이 넘게 걸렸습니다. 그것도 한국사람이 구입하는 것보다 훨씬 비싼 비용을 지불하고서 개통했지요.

블랙리스트 제도의 긍정적인부분/부정적인 부분을 정리를 해볼까요.

1.단말기의 선택의 폭이 커집니다. 
 - 해외에서 사용하던 폰을 가지고 들어와서 그냥 바로 사용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미국의 경우 이동통신사에서 컨트리락을 걸어놨다면, 별도의 비용을 내거나 아니면 일정기간(대개 2년 정도)이 경과된 경우만 컨트리락을 해제할 수 있으니 해외 단말기가 다 사용 가능한 것은 아닙니다. 이탈리아, 홍콩 등 몇몇 나라를 제외하면 대부분 나라에서는 미국식으로 컨트리락을 걸어 놓는 것으로 압니다. 
- 중국산의 저렴한 단말기가 국내로 들어올 가능성도 높습니다. 별도로 이동통신사들과 협의할 필요 없이 한글만 쓸 수 있는 상태가 되면 출시가 가능할 겁니다. 그러나 아무래도 국내 제조사들처럼 편리한 서비스를 기대할 수는 없겠지요.

2.이동통신 요금상품은 다양해지고 서비스 가입절차가 더욱 간소화 될 것입니다.
 - 아마도 선불형태의 요금제가 많이 만들어질 것입니다. 선불 요금제가 활성화 되면 굳이 신청서 작성하거나 신분증을 제출해야 할 필요성이 많이 줄어들지요. 필요하면 USIM 카드만 사서 휴대폰을 사용하다가 필요 없으면 USIM 카드만 버리면 끝나지요. 휴대폰을 집에 두고 나온 경우를 대비해 USIM 카드만 가지고 다니다가 친구 휴대폰에 끼워서 잠시 사용하고 돌려줄 수도 있을 겁니다.
 - 하지만 이렇게 되면 휴대폰이 범죄에 사용될 가능성은 더욱 높아 집니다. 휴대폰 가입하려면 온갖 신청서와 신분증 제출을 해야 하는 지금도 대포폰 이니 뭐니 해서 범죄에 핸드폰이 사용되고 있는데, 돈주고 사기만 하면 되는 경우 범죄자들은 더욱 더 쉽게 자기들이 범죄에 사용할 핸드폰을 구하게 되겠지요. 

 3.단말기를 판매하는 유통망은 더욱 다양해지고, 대규모의 총판 형태가 많아 질 것입니다.  
 - 화이트리스트 제도로 운영되는 현재 휴대폰은 사실상 이동통신사로 납품을 해야만 공급을 할 수가 있습니다. 이동통신 회사 대리점만 공급을 할 수 있고, 따라서 이동통신 대리점을 가지고 있는 이동통신 회사가 유통체계에 많은 통제를 하게 됩니다. 하지만 블랙리스트 제도가 되면 단말기는 아무데서나 구입을 해도 됩니다. 따라서 하이마트나 이마트 같은 큰 유통망을 가진 회사가 휴대폰 판매에 더욱 적극적으로 뛰어들 가능성이 높습니다.(사실 하이마트, 이마트 모두 자체 휴대폰 판매를 이미 하고 있으며 그 비중이 날로 커지고 있습니다만, 아직 이동통신 대리점들 전체에 비하면 작은 규모입니다)   

 - 삼성전자나 엘지전자 같은 자체 유통망을 가진 제조사들은 자기 유통망을 통한 판매를 많이 늘리게 될 겁니다. 삼성전자 리빙프라자, 엘지전자 베스트샵 같은데서 더 좋은 조건으로 휴대폰을 구입하게 될 날이 오는 것이죠. 반면 팬택 같이 자체 유통망을 갖추지 못한 제조사는 어려운 상황에 처하게 될지도 모릅니다. 아마도 휴대폰 단말기를 유통하는 유통망 외에 선불 카드 같은 것을 유통시키는 유통망도 더욱 발달을 하게 될 것입니다. 

 - 모 신문기사에서는 현재와 같이 이동통신회사나 제조사에서 장려금을 지원해서 저렴하게 단말기를 구입하는 것이 불가능해져서 휴대폰 구입자의 부담이 커지 것이라는 식으로 썼던데, 저는 생각이 좀 틀립니다. 아마도 현재와 같이 약정을 조건으로 단말기 가격을 할인해주는 형태는 단말기만 따로 구입해서 가입하는 형태와 병행될 가능성이 많습니다.
미국을 보면 동일한 휴대폰에 대해서 2년 약정을 조건으로 단말기를 저렴하게 구입할 수도 있고 약정 없이 단말기 가격을 조금 더 비싸게 주고 구입할 수도 있습니다. 우리나라에블랙리스트 제도가 도입이 되어도 현재와 같은 보조금을 지급하는 형태는 그대로 유지가 되면서 고객의 선택폭은 더 다양해 질 것입니다. 

- 블랙리스트 제도가 도입이 되고 큰 규모의 총판 형태가 많아지면 용산상가나 테크노 마트에 있는 이른바 이동통신 "판매점"들은 그 숫자가 대폭 줄어들 가능성이 높습니다.  판매점은 이동통신회사와 직접 계약을 맺고 가입자를 모집하는 것이 아니라, 이동통신 대리점에서 단말기를 받아서 판매를 하고 판매에 따른 마진만 챙기는 유통망입니다. 이런 판매점들은 이동통신사나 제조사의 정책 금액 중의 일부를 마진으로 받아서 자기 수익으로 가져가는데, 휴대폰을 굳이 이동통신 대리점에서 사지 않아도 되는 상황이 되어 버리면 자기가 확보할 수 있는 수익이 줄어들기 때문에 사업을 계속 할 수가 없는 것이죠. 
블랙리스트 제도로 옮겨가게 되면,  롯데마트의 통킨 치킨 사태처럼 큰 규모의 대형 유통회사가 전국 수만개의 영세한 이동통신 판매점을 문닫게 할 수도 있다고 생각합니다. 소비자는 선택의 폭이 다양해져서 좋겠지만 그 그늘에서는 망해서 없어지는 영세 업체들이 많아질수도 있다는 얘깁니다.


어쨋거나 우리나라는 화이트리스트 제도를 고수하고 있는 몇 안되는 나라 중의 하나라고 합니다. 정부에서 통신요금 인하 태스크포스까지 구성해서 여러가지 방안을 구상 중인데 그 중에서 블랙리스트 제도 도입을 굉장히 긍정적으로 검토되고 있다고 하니 올해 안에 큰 환경의 변화가 있을 것도 같습니다.
저는 블랙리스트 제도 자체가 이동통신사용자나 우리나라 통신산업에게 100% 유리한 것은 아니라고 생각 합니다. 부정적인 부분도 분명히 있습니다. 그러나 고객의 선택의 폭이 넓어질 수 있고 적절한 경쟁을 유발 시킬 수 있다는 점에서 긍정적인 기여를 한다고 생각합니다. 앞으로 어떻게 진행될 지 관심을 가지고 지켜 봐야 할 것 같습니다.

posted by Mr.앤더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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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아가는이야기 2011. 5. 3. 03:12
엊그제 일요일, "나는 가수다"를 챙겨 보지 못했습니다. 임재범이 1등으로 호명되는 것만 보고 노래는 못들어봐서 오늘에야 노래를 한번 들어보려고 MP3 파일을 구했습니다. 그런데 아이폰에서 '너를 위해'를 듣는데,  이건 좀 아니다 싶었습니다.
뭐랄까 좀 감정 과잉인듯도 싶고 노래도 일관성 없이 기복이 심한 것 같아 좀 실망 스러웠습니다. 왜 1등일까 이상할 정도였지요. 
그런데 퇴근 전에 회사 후배가 '나는 가수다' 동영상 파일을 보내줬습니다. 퇴근길에 동영상을 보는데, 임재범의 노래가 다르게 들렸습니다. 똑같은 노래였는데, 그냥 노래만 듣는 것과는 달리 동영상으로 볼 때는 감동이 몰려왔습니다.
임재범... 이제는 40대 후반인 로커. 젊었을 때 같은 매력적인 외모는 간데 없고 짧은 머리에 덥수룩한 수염이 어찌보면 참 없어보이는 얼굴인데 그 얼굴이 감동을 줍니다. .
딸아이에 대해 얘기하고, 다른 나가수 멤버들에게는 선배로 불리는 노장. 그의 아내가 암투병 중이라는 소식을 알고 있었기 때문인지 그의 얼굴에 노래가 주는 비장함이 잘 담겨 있다는 생각이 듭니다.

가수는 그저 노래만 잘하면 되는 걸까요?   

오랜 세월을 가수로서 살아간다면 그 얼굴도 가수의 얼굴이 되어버리는 거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듭니다. 굳이 세련되고 정제된 기교가 아니더라도 그 얼굴만으로도 사람을 감동시키는 가수의 얼굴... 임재범의 얼굴에서 나는 그런 가수의 얼굴을 느꼈습니다.  비슷한 가수의 얼굴을 가왕 조용필의 얼굴에서 본 것 같기도 합니다.

얼굴만 봐도 눈물이 뚝뚝 떨어질 것 같은 가수의 얼굴... 그런 얼굴을 가진 가수들이 많아 졌으면 합니다. 그리고 나도 그렇게 나이가 먹었을 때 감동을 주는 어떤 얼굴이 되어 있기를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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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얼굴도 멋있지만...


이 얼굴이 더, 가수의 얼굴 같습니다. 인생이 담겨 있는 것 같은 얼굴...

 


posted by Mr.앤더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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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아가는이야기 2011. 3. 16. 01:40
그래요, 다나까 씨. 솔직히 나는 당신, 일본인들을 그리 좋아하진 않았습니다. 당신들은 우리 땅인 독도를 당신들 것이라 우기고, 식민 지배를 통해 한국이 근대화 되었다고 우겼으니까요. 그래서 지난 베이징 올림픽 야구 하이라이트는 케이블 방송에서 방송을 할 때 마다 꼭꼭 챙겨보면서 통쾌함을 곱씹습니다. 
며칠 전, 센다이에서 지진이 일어났고 쓰나미까지 닥쳤다는 속보를 보고 당신네 나라에서 늘 있는 지진이겠거니, 워낙 지진에 이골이 난 나라이니 집 몇채 부서지고 사람 몇 다치고 끝나겠거니 했습니다. 그런데, 아니었습니다. 벌써 확인된 사상자만 1만명을 넘었고 실종자까지 합치면 10만명이 될 거라는 얘기도 나옵니다.
당신이 살고 있었을지도 모를 그 마을들에 검은 물이 덮쳐오고, 집들이 무너져 나가는 모습을 보면서 가슴이 먹먹해 집니다. 지금 내가 살고 있는 이 집이 그렇게 무너져 내리고, 내 가족들 중 누군가는 행방도 알 수 없는 상태라면 도대체 내 마음은 어떠했을까...

미안합니다. 내 나라 대한민국에서, 이번 지진과 쓰나미는 우상을 많이 섬기는 일본에 대한 천벌이라는, 정말 천벌 받을 망언을 내뱉는 목사가 있어서요.

또, 미안합니다. '일본침몰'이라고 영화 같은 제목을 붙여서 당신네들의 소식을 전하는 방송이 있어서요.

그러나, 당신의 나라에 위안부 할머니의 아픔을 아는 사람이 있는 것 처럼, 여기도 당신의 불행을 아파하는 많은 사람들이 있다는 것을 알아줬으면 좋겠습니다.

당신은 일본 열도에서 사는 일본인, 나는 이 곳 한반도에서 사는 한국인. 하지만 조금만 떨어져서 바라보면 우리는 그냥 작은 지구 마을에 사는 같은 인류일 뿐입니다. 오늘 당신이 당하는 일이 내일은 나에게 닥쳐올 지도 모릅니다. 이 지구 위의 어느 누구도 영원한 안락을 누릴 수는 없기에 일본의 당신에게 닥친 불행에 안도의 한숨만 내쉬거나, 남의 일인 것처럼 손가락질 할 수만은 없습니다.

당신이 그렇게, 지진과 쓰나미, 핵발전소 폭발까지 덮친 일본에서 묵묵히 당신의 삶을 살아 내는 것 처럼, 나도 여기 한국에서 나의 삶을 살아갑니다. 회사를 쉬고 구조를 돕기 위해 일본으로 날아갈 정도의 인류애를 나는 가지고 있지 못합니다. 당신이 그런 것 처럼, 나 역시 목구멍이 포도청입니다.
그러나 나는 당신의 고통에 무심해 지지는 않겠습니다. 당신이 우리에게 닥칠 어떤 불행 앞에서 무심해지지 않을 것 처럼 말이지요. 나는 당신을 돕기 위해 아주 작은 기부 밖에 하지 못할 겁니다. 하지만 당신이 절망하지 않기를, 기어이 일어나기를 온 마음을 다해 기도하겠습니다.
나는 당신의 아버지나 할아버지들이 저질렀던 2차대전을 반대합니다. 그건 나빴습니다. 그러나 그 패배한 전쟁의 폐허 위에서 다시 일어섰던 당신들의 의지와 용기가 이번 지진과 쓰나미 앞에서도 발휘되기를 간절히 바랍니다. 10만의 가족, 친지를 잃은 슬픔도 이겨내기를 바랍니다.

힘을 내요, 다나까 씨.
posted by Mr.앤더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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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플에서 아이패드2 출시를 발표했습니다. 아이패드2 발표 이후에 태블릿PC의 절대 강자는 애플로 굳어지는 분위기입니다. 태블릿 PC를 성공시키기 위해서는 소프트웨어, 하드웨어 그리고 그것을 기반한 에코시스템이 갖춰져야 할 텐데, 애플은 iOS라는 훌륭한 OS 기반에 하드웨어의 완성도여기에 다른 경쟁자들은 넘볼 수 없는 훌륭한 에코시스템까지 갖추고 있지요.

아이패드를 천하무적으로 만드는 마지막 한 가지는 바로 가격 경쟁력입니다. 아이패드1에서 이미 15백만대를 판매량을 기록한 애플은, 부품을 대량으로 선주문해서 부품 가격을 대폭 낮출 수가 있습니다만, 다른 후발주자들 동일한 부품을 구입하더라도 애플의 원가에 맞출 수가 없습니다. 그 뿐인가요, 애플은 아이패드만을 위한 별도의 칩셋을 개발할 수도 있고, 각종 액세서리를 만드는 서드파티 업체들도 충분히 확보할 수가 있습니다. 
아이폰은 기존에 있던 스마트폰 시장에 등장을 하다 보니 삼성전자 같은 휴대폰의 강자들이 안드로이드 계열의 단말기로 금방 따라 잡을 수 있었습니다만, 아이패드는 새로운 시장을 만들면서 등장한 제품이다 보니 더더욱 애플만의 시장이 되어가는 느낌입니다.

그런데, 저는 이건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아이폰이 발전할 수 있었던 것은 스마트폰이 되었든, 일반폰이 되었든 훌륭한 경쟁자들이 있었기 때문이었습니다. 노키아, 모토로라, 삼성전자, LG전자… 이러한 수많은 훌륭한 휴대폰 제조사들이 있었고, 이들이 안드로이드 스마트폰을 쏟아내면서 아이폰도 발전하였고 아이폰 Vs. 안드로이드의 경쟁구도 속에 사용자들은 더 많은 혜택을 누리게 되었던 겁니다.

그런데 아이패드는 문제가 좀 다릅니다. 기존에 이렇다 할 태블릿 PC 시장이 만들어져 있지도 않았고, 후발주자들이 경쟁할 만한 제품을 신속하게 만들어 내지도 못하고 있는 가운데서 아이패드는 더 얇고, 더 가벼우며, 더 저렴한 후속 모델까지 만들어 내었습니다. 아직 기존 모델인 아이패드1에 필적할 만한 경쟁자도 나오지 않은 상황에서 아이패드2가 나와 버린 겁니다. 최소한 현재로서는 기존의 제조사들은 우사인 볼트와 경쟁하는 고등학교 육상 선수 정도 밖에 안될 겁니다.

개인적으로 저는 이러한 애플의 독주가 굉장히 걱정스럽습니다.

“모든 권력은 부패한다. 절대 권력은 절대 부패한다”라는 액튼 경의 말은 정치에만 적용되는 말은 아닙니다. 비즈니스의 세계에서도 적절한 경쟁자가 없이 1등만 살아남으면, 결국 그 1등은 1등 품질을 계속 제공하지 못하게 됩니다.

마이크로소프트가 PC용 소프트웨어 시장의 독보적인 1위이던 1997, 빌게이츠가 무너져가던 애플의CEO로 복귀한 스티브 잡스와 협상을 해서 1 5천만 달러를 애플에 투자 하고 다른 여러 가지 협력을 하기로 결정을 한 것은, 단순히 미국 정부의 반독점법 적용을 피해가기 위한 고육지책은 아니었던 것입니다. IT 산업은 어떤 한 회사가 독점을 해서는 절대 발전할 수가 없고, 적절한 경쟁자가 존재해야만 마이크로소프트도 발전을 할 수 있다는 것을 빌게이츠가 잘 알고 있었기 때문이지요.

그런데, 업무상 관련이 있다 보니 조금 알게 된  애플이라는 회사는 비즈니스 파트너로서는 참 이기적이고 다루기 어려운 상대였습니다. 이러한 부분을 고객에게 최고를 제공하기 위한 고집이라고 생각할 수도 있겠지만, 고집이 아집으로 바뀌는 것은 순식간이지요. 

저는 아이패드 독주를 막아 줄 훌륭한 경쟁자는 삼성전자 뿐이라고 생각합니다. 삼성이 가지고 있는 역량을 총동원해서 아이패드를 찜쪄먹을 만큼 훌륭한 태블릿 PC를 만들어 줬으면 하는 바램입니다.  

왜 삼성전자가 애플의 독주를 막아 줄 유일한 경쟁자일까요?
 

앞서 말씀드린 대로 아이패드의 경쟁력은 훌륭한 OS, 훌륭한 하드웨어, 그것들에 기반한 에코 시스템, 그리고 가격경쟁력입니다. 이 중에서 경쟁사가 따라 갈 수 없을 정도로 차이가 나는 부분은 다른 어떤 것이 아닌 가격 경쟁력입니다. 

논란의 여지는 있겠습니다만, 소프트웨어와 에코 시스템은 어느 정도는 갖추어져 있다고 생각합니다. 허니콤 기반의 제품이 이제야 겨우 출시가 시작되고 있는 열악한 상황이기는 합니다만, 안드로이드 OS 사용자는 최소한 "머릿수"에서는 밀리지 않고 있습니다. 쌈박한 안드로이드 태블릿이 나와주면 금새 적응해서 사용해줄 두터운 사용자층은 존재 하고 있다는 얘기입니다. 여기에 HP Web OS 기반 제품들도 나올 것이고, 블랙베리의 또 다른 OS 기반의 제품인 플레이북을 준비하고 있지요.
하드웨어는 더 좋은 상황입니다. 모토로라의 줌, 삼성의 갤럭시탭2 등의 제품들은 하드웨어 스펙에서 아이패드에 밀린다고 볼 수 없으며, 향후 더 많은 뛰어난 하드웨어들이 등장을 할 것이기 때문입니다내년 아이패드3가 나올 때까지 출시될 태블릿PC 들이 100여 종이 넘는데, 이 중에서 아이패드2를 넘어서는 하드웨어들이 여러 개 나올 겁니다

문제는 "가격"입니다.
 
애플은 아이패드2가 최소 15백만대 이상 팔릴 것을 전제로 부품 수급에 대한 계약을 했을 겁니다. 그러나 애플 외의 다른 제조사들은 십만대 판매도 확신하지 못한 채 자재를수급하고, 조립하여 현재의 제품을 만들었을 겁니다. "1천만대" "십만대" gap이 결국 가격의 gap으로 나타날 수 밖에 없습니다. 
이런 환경에서 경쟁을 하려면 손실이 나더라도 아이패드와 맞설 수 있는 가격에 제품을 만들어 판매할 수 있어야 할 텐데, 삼성은 이미 반도체 시장에서 이러한 치킨 게임을 오래 동안 견뎌 내고 결국은 경쟁자들을 밀어낸 경험이 있습니다.  거기다가 오랜 치킨 게임을 견뎌 낼만한 자금력도 있지요. 또 아이폰의 국내 도입이 발표된 2009 11월부터 단 7개월 만에 갤럭시S 라는 훌륭한 스마트폰을 만들어 내고 전 세계에 천만대 넘게 판매를 해낸 개발 능력, 생산 능력도 갖추고 있습니다.

기존의 옴니아 사용자에 대해 삼성이 보여준 행태를 생각하면, 삼성 역시 편들어 주고 싶지 않은 회사이기는 합니다. 그러나 뛰어난 경쟁자가 서로 견제하지 않는다면, 우리 사용자들은 최고의 제품을 계속 누리지 못할 겁니다. 애플은 오만하고 이기적인 비즈니스 파트너입니다. 이런 애플이, 통신사업자들 뿐 아니라 사용자들에게도 빅브라더가 되어 자신의 지배력만 믿고 설치게 될 가능성은 늘 존재 합니다.

특히 이번에 KT를 통해 아이패드를 구입했던 고객들에 대한 할인이 제대로 제공되지 않는 것을 보면서 그런 걱정이 헛생각만은 아니라고 믿게 되었습니다. 아시는 분은 아시겠지만 아이패드의 국내 AS비용은 살인적입니다. 아이패드 외관에 조그마한 상처나 눌린 자국만 있어도 기기 고장의 고객의 과실로 인한 것으로 취급 받게 되고, 그렇게 판정을 받는 순간 보증 기간 이내라고 해도 그 비싼 비용을 지불해야 리퍼 제품으로 교환을 할 수가 있습니다. 그러나 SKT에서 아이폰을 도입하면서 경쟁적으로 A/S 관련 기준이 개선이 되었듯이, 태블릿 PC에도 아이패드에 필적할 만한 경쟁자가 있다면 애플도 높은 콧대를 꺽게 되겠지요.

현재로서는 애플의 아이패드는 태블릿PC 중 고객에게 가장 큰 만족을 주는 제품임에 틀림없습니다. 그러나 애플의 아이패드가 독점하고 있는 동안은 우리는 더 좋은 제품을 보기 힘들 겁니다. 삼성이 예뻐서 하는 얘기는 아닙니다. 하지만 삼성이 아이패드보다 훨씬 좋은 태블릿 PC를 저렴한 가격으로 만들어 주기를 바랍니다. 그래서 애플과 삼성 모두 소비자 무서운 줄  아는 기업이 되기를 또한 바랍니다.

 

 

posted by Mr.앤더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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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아가는이야기 2011. 3. 1. 04:12
    집에 쿡TV - 아, 이제 올레 TV로 바뀌었지요-를 설치하고 나서, 휴일 전날 처럼 부담 없는 시간에는 늦게까지 지나간 영화를 보는 버릇이 생겼습니다. 귀여운 여인, 제리 맥과이어 뭐 그런 옛날 영화들이죠. 저의 장점이자 단점이라고 할 수 있는 것이 몇번을 봤던 영화라도 다시 또 새로운 기분으로 볼 수 있다는 거. 예전 영화를 다시 보면 예전에 볼 때는 안보였던 것이 보이고, 예전엔 놓쳤던 대사들이 들려서 깜짝 깜짝 놀랄 때가 있습니다. 
    예를 들면, 귀여운 여인에서 리차드 기어가 비상 계단을 타고 줄리아 로버츠 집으로 올라가는 마지막 장면을 보면서, 아, 리차드 기어가 사랑을 얻기 위해 정말 어렵고 힘든 일을 해내는 구나 하는 생각을 처음 영화를 볼 땐 하지 못했었지요. 얼마 전에 귀여운 여인을 보면서야 리차드 기어가 고소 공포증 때문에 베란다에도 나가지 못한다는 사실과 마지막의 그 비상계단을 올라가는 장면을 오버랩 시킬 수 있었습니다. 
    제리 맥과이어를 보면서는, 정말 멋진 대사 하나를 다시 떠올릴 수 있었습니다. 탐 크루즈가 마지막에 르네 젤위거에게 돌아와서 고백하는 대사 중에 한마디... 누구라도 쉽게 알아들을 수 있는 짧고 굵은 영어 대사 한마디... 

    "You complete me."

    오~. 완전 감동이었죠?  안보신 분 꼭 보세요!! 완전 강추합니다.

    오늘 봤던 영화는 "이보다 더 좋을 수는 없다" 입니다. 주연인 잭니콜슨과 헬렌헌트에게 아카데미 남우주연상/여우주연상을 안겨줬던 영화답게, 두 사람의 연기가 정말 징그러울 정도죠! 영화에 대한 자세한 얘기는 생략하고 명대사를 살펴봅시다.
    강박증에 괴퍅하고 독설만 일삼는 '악마'같은, 그러나 인기작가였던 멜빈(잭 니콜슨)이 이웃에 사는 게이 화가 사이먼이 강도를 당해 다친 바람에 억지로 사이먼이 키우던 강아지를 맡아 돌봐주게 되면서 점차로 주위 사람들에게 마음을 열게 됩니다.
    그러면서 늘 다니던 식당에서 자신의 괴퍅함을 넉넉한 마음으로 받아주던 웨이트리스 캐롤(헬렌 헌트)과도 친해지게 되고, 어찌어찌해서 멜빈,캐롤은 사이먼을 태우고 자동차로 여행을 떠나게 됩니다. 
    이 영화의 주옥 같은 작업용 대사는 이 여행을 하는 중간에 멜빈과 캐롤이 같이 저녁식사를 하게 되는 장면에서 나옵니다. 같이 식사를 하러 같다가 자켓을 제대로 입지 않아서 입장이 거부된 멜빈. 식당에 준비된 옷은 멜빈의 위생 강박증 때문에 입지를 못하고 급히 옷을 사러 나간 멜빈은 어찌어찌 자켓을 구하고 넥타이까지 하고서 식당에 있던 캐롤한테로  돌아옵니다.  
    자켓을 멋있게 차려 입은 멜빈한테 캐롤은 You are great! 를 연발하며 칭찬을 하는데, 멜빈은 '나는 새 옷을 사게 하고, 당신은 집에서 입는 드레스 그냥 입고 들어오게 하다니 이해가 안된다'는 정말 정나미 떨어지는 소리를 합니다.
    요 대목에서, 캐롤이 얘기하지요. '당신의 그 얘기가 나 한테 얼마나 큰 상처가 되는지 아느냐, 나는 지금 칭찬이 필요하다. 나한테 칭찬 하나만 해봐라'
    당연히, '아! 캐롤! 당신은 너무 아름답소. 어쩌구, 저쩌구...' 하는 대사가 나올 줄 알았는데 멜빈은 또 엉뚱한 소리를 합니다.
    '나는 고쳐야 할 것이 있다. 나 같은 강박증 환자 중 50~60% 한테는 약이 복용하는 게 많은 도움이 된단다. 나는 약을 증오한다. 정말 '증오'한다. 그런데, 내가 당신을 칭찬하고 싶은 것은 그거다. 당신이 나를 찾아왔던 그 다음날 부터 내가 약을 먹기 시작했다는 거'
    엥? 이게 뭥미? 다시 보면서도 이게 뭔 소리인가 했습니다. 캐롤도 마찬가지였겠죠?
    '그게 어떻게 나에 대한 칭찬이냐? 이해가 안된다' 

    멜반이 답합니다. 

    "You made me wanna be a better man."

    아, 감동이지 않습니까?  손발이 오글오글 해지는 것 같죠? 물론 이 대사 바로 다음에 완전 말도 안되는 얘기로 캐롤과 싸우게 되지만....  저 한마디의 대사는 멜빈이 캐롤에게, 또 캐롤이 멜빈에게 어떤 의미인지를 잘 보여주지요. 
    
   좀더 나은 인간이 되고 싶은 마음이 들게 하는 사람... 그런 사람이 되고 싶네요.
       
posted by Mr.앤더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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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SKT의 아이폰 출시에 따른 국내 휴대폰 제조사별 손익 계산을 어제 제 맘대로 정리해봤습니다만, KT가 어떻게 해야 할까에 대해서도 몇자 적어보려고 합니다.
    많은 난관을 뚫고 아이폰을 출시했던 KT가, 우리나라 이동통신 역사에서 새로운 시대를 열었다는 것은 아무도 부인하지 못할 사실일 것입니다. 물론 회사의 수익을 위한 결단이었다고 볼 수도 있겠습니다만, 아이폰 도입을 위해 풀어야 했던 많은 문제들과 국내 제조사(특히 삼성전자)와의 갈등을 생각해보면 분명 쉽지 않은 일이었습니다. 게다가 일치단결해서 아이폰을 씹어대던 국내 언론들을 생각하면 참 힘든 길을 걸어왔다는 생각이 듭니다. (개인적으로, 국내 언론사의 수많은 IT 담당 기자들이 앞으로는 아이폰에 대해 어떤 기사를 써댈지 많이 궁금합니다. 제대로 객관적인 정보와 분석을 제공해주던 기자분들도 있으시지만, 해외기사를 자기 맘대로 바꿔서 쓰레기 같은 기사만 만들었던 분들이 정말 많았죠.)
    그러나, 이제 아이폰은 SK텔레콤에서도 출시가 됩니다. KT가 열었던 스마트폰의 새로운 시대는 KT만의 것이 아니었고, 앞으로는 '아이폰+KT' Vs. '안드로이드+SKT' 라는 구도 자체가 무너지게 될 겁니다. 이런 변화에 KT는 어떻게 대응을 해야 할까요?
    일단 통화품질 문제가 가장 크게 대두될 겁니다. 같은 WCDMA 망이지만, KT와 SKT는 데이터 통신을 제공하는 방식이 틀립니다. SKT는 데이터용 대역을 따로 분리하여 운영하는 반면, KT는 대역을 분리하지 않고 음성과 데이터를 같이 운영합니다. 경제성에 있어서는 KT가, 데이터 통신 효율은 SKT가 유리하다고 하더군요.
    최근 스마트폰 사용자가 늘어나면서 망 품질이 많이 나빠지고 있는 듯해서, KT의 아이폰 사용자 중에서도 SKT로 넘어가려는 사람들이 많을 것 같습니다. 이 부분에 대해서 KT에서 확실한 대책이 있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Wi-Fi, WiBro 등 보완할 수 있는 네트웍은 SKT보다 우위에 있겠지만, 그것만으로는 충분하지 못할 것 같습니다. 하지만 통화품질 쪽은 SKT도 안심할 수 만은 없는 상황일 겁니다. 결국 가장 기본적인 서비스 품질에 대해 우위를 확보하는 사업자를 고객이 선택하겠지요. 
    다음으로 제가 SKT에 비해 KT가 절대 부족하다고 생각하는 부분은, 안드로이드 생태계의 구축입니다. KT의 올레마켓과 SKT의 T스토어를 비교해보면 잘 알 수 있지요. T스토어는 이미 작년 12월에 누적 다운로드 1억건을 돌파했고, 중국과 대만까지 진출을 했지요. 반면 올레마켓은 안드로이드 사용자들에게 큰 영향력을 나타내지 못하고 있습니다. 국내에서는 스마트폰 앱 관련하여 가장 먼저 떠오르는 마켓은, T스토어가 1등이고 애플 앱스토어가 2등, 안드로이드 마켓은 3등이랍니다.
    아이폰이 경쟁사인 SKT에서도 출시되는 이상, KT의 안드로이드폰을 선택하는 고객들도 풍부하게 누릴 수 있는 생태계가 구축이 되어야 합니다. 이제까지 스마트폰 하면 아이폰이었고, 아이폰의 앱 생태계는 KT가 아닌 애플이 구축해 왔었지요. 그래서 어쩌면 조금은 관심을 덜 가질 수 밖에 없었던 안드로이드 사용자에 대한 배려에 앞으로는 집중적으로 관심을 가져야 할 겁니다. 
    다음으로 아이폰, 안드로이드 그 이후를 준비했으면 합니다.  리스크는 조금 있겠습니다만, 제 개인적으로는 아이폰 가입자가 줄어드는 것을 안드로이드만으로 채우려 하지 않았으면 합니다. KT의 전통적인 파트너인 노키아가 최근 MS와 손을 잡고 윈도우폰을 만들기로 했지요. 아직 그 영향력을 크게 나타내지는 못하고 있습니다만,  윈도우폰7은 주목을 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거기에 HP에서 출시하게 될 Web OS기반의 태블릿 같은 것도 관심을 가질 필요가 있을 것 같구요.  결국 KT로서는 줄어드는 아이폰 가입자를 채워줄만한, 대박을 터뜨려줄 단말기가 하나 터져줘야 할 텐데 그 후보를 너무 제한하지 않는 것이 좋을 것 같습니다. 
    마지막으로 KT가 가진 역량을 최대한 종합적으로 이끌어 내기를 바랍니다. 아이폰을 사용하면서 늘 답답했던 것은, 아이튠즈 스토어에 미국 드라마, 영화 밖에 없다는 것이었습니다. 그것도 미국 계정을 만들어야 구경이라도 할 수 있었지요. 아이튠즈 스토어에서 미드나 영화를 다운로드 받아서 맘대로 볼 수 있는 것 처럼, 한국 드라마나 영화를 그렇게 볼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그렇게 된다면 스마트폰 가입자를 수도 없이 끌어 모을텐데 하는 생각을 했습니다.
    KT는 다른 회사가 가지지 못한 '올레TV'라는 인터넷 TV 를 가지고 있습니다. 거기에 올라오는 수많은 컨텐츠들에 스마트폰에서 볼 수 있도록 라이센스 계약을 하고, 관련 시스템만 좀 보완하면 국내 스마트폰 유저들에게는 엄청난 혜택이 될 것입니다. 밥상은 다 차려져 있고, '스마트폰 라이센스'라는 숟가락만 하나 더 놓으면 되는 것이라서 조만간 어떤 형태로든 제공이 되리라 예상은 됩니다만, 하루라도 빨리 제공되는 것이 고객에게도, KT에게도 좋은 일이 되겠지요.

영 가능성 없어 보이던 아이폰 국내 출시가 결국은 이루어졌고, 결코 양보하지 않으리라 생각했던 SKT가 결국 애플과 협상해서 아이폰을 도입하게 되었습니다. 정말 2년전만해도 생각하지 못했던 일이 일어나는군요. 결국 SKT의 아이폰 도입은, 고객을 위해서는 좋은일이라고 생각됩니다. 단순히 아이폰을 2개 통신사에서 선택해서 구입할 수 있다는 것을 넘어서, 두 개 통신사가 안드로이드이든 아이폰이든 고객에게 가장 좋은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노력하게 될 것이라는 점에서 그렇습니다.

그래도 저는, KT의 선전을 기대해봅니다. ^^
posted by Mr.앤더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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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폰이 드디어! SK텔레콤에도 출시가 되는군요. SKT의 아이폰 도입은 시간 문제일 거라고 생각하고 있었지만, 아이폰5 가 도입되는 시점이 아닐까 싶었는데 예상 보다는 조금 빨리 결단을 내린 것 같습니다. 그만큼 아이폰 없는 SKT는 힘들었다는 얘기겠지요.
사실 디자이어HD, 베가X가 KT에서 출시되던 시점부터 이런 움직임은 감지가 되었습니다. 아시다시피 디자이어HD를 만든 HTC는 스마트폰 초기부터 SKT로만 제품을 출시했던 끈끈한 관계였죠. 베가X를 만든 팬택는 원래 SK그룹 계열사였던 SK텔레텍을 인수해서 SKY 브랜드를 사용하고 있어 역시 SKT와는 뗄레야 뗄 수 없는 관계 였고요. 그런 제조사들이 프리미엄급 단말기를 KT로 먼저 출시를 했을 때 부터 '아, SKT 내부에 뭔가 변화가 있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이제 대한민국의 스마트폰 제조사들도 실질적인 춘추전국 시대로 들어섰다는 생각이 듭니다. 사실 이제까지야 'SKT+안드로이드' Vs. 'KT+아이폰' 이라는 대결구도 하에서 국내 제조사들은 SKT의 보호 아래 커왔다고 볼 수 있습니다. 단기간에 밀리언셀러로 등극한 갤럭시S 역시 SKT의 강력한 후원이 없었다면 사실 성공을 자신 할 수 없었을 겁니다.
자, 이제 딴 동네 애들이 들어와서 설치면 나서서 때려 주던 동네 형아가 그 딴 동네 애들하고 손을 잡고 말았습니다. 그 동안 동네 골목은 주름잡고 있었는데, 이제 골목을 다른 동네 애들이 주름 잡을 수도 있습니다. 위기감이 감도는 이동통신 동네의 혈투는 어떻게 전개 될까요?
SKT가 아이폰을 도입할 경우, 최소 월 20만대 최대 40만대 정도는 판매를 할 것으로 예상이 됩니다. 애플의 단말기 공급이 부족할 경우라도 최근 KT에 공급한 수량 정도는 공급해 줄 것이고, 그러면 최소 월 20만대는 판매가 될 것입니다. 공급이 충분하다면 40만대 이상도 가능하지 않을까요? 어쨋거나 아이폰이 잡아 먹게 되는 20~40만대의 물량은 국내 제조사들한테 바로 마이너스로 작용할 겁니다. 그렇다면 제조사별 손익 계산서를 한번 예상해 볼까요?
  • 가장 큰 피해자는 LG가 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최근 싸이언 브랜드도 버리고 새로운 국면을 만들어 보려고 애를 쓰고 있습니다만 타이밍이 참 안맞는다는 생각이 듭니다. 최근 출시한 옵티머스 2X가 SKT 독점으로 공급되고 있는데, 상당히 판매가 잘되고 있다고 합니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KT에는 2X 모델은 출시가 되지 않았고 향후 옵티머스 블랙이라는 슬림모델만 출시가 될 겁니다. 9.2mm 대의 슬림한 두께, 노바 LCD 등이 세일즈 포인트인 것 같은데 8mm 대의 두께에 듀얼코오 CPU로 출시될 갤럭시S2에 밀릴 가능성이 높을 것 같군요. 그리고 모토로라의 신무기, 아트릭스도 KT로 출시된다고 하니 설상가상입니다. 
  • 삼성은 SKT와 KT 양쪽에 다리를 다 걸치고 있을 것 같습니다. 넥서스S, 갤럭시S2 등 향후 주력이 될 모델들이 SKT와 KT 양쪽으로 출시가 됩니다. KT와 관계가 더 돈독해지겠지만, 예전 KT로 아이폰이 출시될 때 SKT와 그랬던 것 처럼 생사고락을 같이 할 동맹군처럼 되지는 않을 겁니다. KT 로서는 삼성의 마음을 어떻게 돌려세우느냐가 SKT 아이폰으로 인해 줄어들 M/S 를 최소화 하기 위한 가장 중요한 문제가 되겠지만, 기존에 판매하고 있는 아이폰 수량이 그렇게 급격하게 줄어들지는 않을 것이기 때문에 SKT가 그랬던 것 처럼 삼성에 전폭적인 지지를 보내지 못할 입장입니다. 어찌 보면 삼성은 아이폰이 도입되면서 판매를 다각화 할 수 있는 좋은 기회를 만들게 된 것인지도 모르겠습니다.
  • 팬택 역시 큰 피해를 입을 수 있습니다만, 아이폰으로 인해 줄어든 SKT 내에서의 share를 KT에서 보충하기에 LG보다는 나은 상황이 될 것으로 생각됩니다. 기존에 이자르, 베가X로 이어지는 스마트폰을 KT에서 출시했고 두 모델 모두 나름 성공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기 때문에 그렇습니다. 단기간내에 스마트폰에 회사 역량을 집중하여 경쟁력 있는 모델을 생산해 낸 것은 정말 대단한 일이라 생각이 됩니다. 어쩌면 회사의 규모가 LG보다는 적어서 그러한 변화를 좀 더 빠르고 쉽게 가져온 것이 아닐까요.

국내 제조사별로 예상되는 상황을 간단히 정리해보았습니다. 그렇다면 앞으로 KT 는 앞으로 어떨까요? 그냥 제 생각입니다만, 크게 나쁘지는 않을 것 같습니다. 물론 아이폰으로 인해 뺏아왔던 SKT의 가입자를 이제는 뺏아오기 힘들게 되었으니 예전보다는 힘들어지겠지요. 하지만, SKT가 아이폰을 출시한다고 해서 KT의 기존 가입자가 SKT로 넘어갈 가능성은 크지 않으니 이제까지  누려왔던 독점점 지위가 좀 흔들릴 뿐이지 KT가 아이폰을 도입하기 전보다 크게 나빠질 것은 없습니다.
거기다가 KT에 등을 돌려왔던 삼성전자, 모토로라 같은 쟁쟁한 제조사들이 KT에도 러브콜을 보내오고 있으니까 그들이 만들어낼 새로운 휴대폰 중에서 무언가 대박이 하나 터지기를 기대할 수도 있습니다. 다만 제한적인 월 판매량 (대략 40~50만대) 내에서 아이폰, 삼성 갤럭시S2/넥서스원, LG의 옵티머스 블랙, 그리고 KT테크, HTC 등 다른 업체들까지 챙겨주기가 만만치는 않을 것 같습니다.

결국 가장 확실한 예측은, 최후에 애플만이 웃게 될 것이라는... 우리 나라로 봐서는 우울한 것이 될 지도 모르겠습니다.


posted by Mr.앤더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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