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이 다소 선정적이죠? 미국 클린턴 정부 때의 슬로건이었던 "It's the economy, stupid!"를 패러디 해보았습니다. "문제는 경제란 말이야, 이 양반아!" 정도로 번역 될 수 있을까요? 따라서 이번 글의 제목은 "문제는 크기(스펙)가 아니란 말이야, 이 양반아!" 정도로 읽어 주시면 되겠습니다.
    태블릿 PC 시장은 그야 말로 춘추전국 시대를 맞고 있습니다. 2010년 4월 미국에서 아이패드가 처음 발매된 이후, 삼성에서 갤럭시탭을 출시했고 그 뒤로 각 제조사에서 출시했거나 출시 계획을 발표한 태블릿 PC가 60여종이 넘는다고 하는 군요.
    굵직한 것들만 몇개 들어보면, 림의 플레이북, 모토로라의 모토패드(제품명이 Xoom이 될 거 같다고 하더군요), 델의 스트릭, HP의 Web OS 기반 태블릿 PC, Asus의 Eee 패드, 에이서에서 계획 중인 2종의 태블릿 PC, LG전자에서 출시 예정인 8.9인치 태블릿, 레노버의 르패드(LePad), 인도 Ink Notion사의독특한 태블릿인 Adam, 이것 외에도 팬택에서도 태블릿PC 출시 검토 중인 듯 하고 이미 국내 제조사인 엔스퍼트에서 아이덴티티 탭을 출시해서 판매를 하고 있지요.
    대충 세어봐도 10개가 훌쩍 넘어가는 태블릿 PC 들이 출시 되었거나 조만간 출기가 될 것 같은데 이 모든 태블릿 PC들에 대한 관심의 기준은 Spec. 입니다. 그 중에서도 액정의 크기에 많이들 집착하고 있는 모습을 보이고 있습니다.
    태블릿 PC에서 정말 액정의 크기가, 또는 DMB의 유무가, 아니면 듀얼코어의 CPU를 썼냐 아니냐가 중요한 것일까요? 대답은 절대 아니올시다 입니다.
    태블릿 PC에서 액정의 크기는 굉장히 중요하기는 합니다. 액정이 커지만 기기도 커지고 결국 휴대성이 떨어지고... 뭐 이런 식으로 제품의 성격 자체를 다르게 규정하게 됩니다. 그러나 태블릿 PC에 있어서 액정의 크기나 다른 하드웨어 스펙은 근본적인 판단 기준이 아닙니다. 액정이 9.7인치이든 7인치이든 고객이 그것을 사는 이유는 "컨텐츠" 때문이 아닐까요? 조금 더 구체적으로 설명하자면, 액정의 크기는 고객이 '컨텐츠'를 소비하는 형태나 장소에 따라 선택될 문제일 뿐이지 그것이 근본적인 선택 기준이 아니라는 말입니다. 
    9.7인치 아이패드를 사는 사람은 출퇴근 길보다는 집에서 편안히 소파에 앉아서 컨텐츠를 소비하는 사람이고, 7인치나 5인치 태블릿 PC를 구매하는 사람은 출퇴근 길에 지하철에서 컨텐츠를 주로 소비하는 사람일 것입니다.
    어떤 태블릿 PC이든 컨텐츠를 생산하는 것 보다는 만들어진 컨텐츠를 소비하기 위해 사용되는 비중이 클 것입니다. 따라서 수십개의 태블릿 PC들이 등장하고 살아남기 위한 경쟁을 하게 될 것이지만, 고객들은 최종적으로는 그 태블릿 PC에 내가 소비하고 싶은 컨텐츠가 있느냐 없느냐에 따라 선택을 하게 될 것입니다. 그런 관점에서, 애플의 아이패드를 제외한 다른 제품들은 사실상 미래가 어둡다고 생각을 합니다. 몇가지 예를 들어 볼까요?
  • 어플의 질적, 양적인 면에서 안드로이드 마켓은 애플의 앱스토어를 따라잡기가 힘들 겁니다. 기본적으로 구글은 모바일 광고 수익을 올리기 위한 수단으로서 안드로이드를 탑재한 스마트폰이 더 많이 팔리기를 기대하는 것일 뿐 안드로이드 마켓의 품질을 높이는 일에는 아무래도 관심이 적은 편입니다. 비록 안드로이드 마켓의 어플이 많이 늘어 나고 있으며, 한국에는 SKT나 KT에서 직접 운영하는 앱스토어까지 있음에도 불구하고 양질의 어플은 애플이 더 풍부할 수 밖에 없고 그것은 상당기간이 지나도 안드로이드 진영이 따라잡기 힘든 부분일 것입니다.
  • 또한 애플에는 음악, TV 시리즈, 영화 등 itunestore를 통해 공급되는 수많은 컨텐츠가 있습니다. 최근에는 비틀즈의 모든 앨범을 Tunestore에 올려서 화제가 되기도 했지요. 미국 계정을 만들어서 한번 살펴보시면 itunes를 통해 구할 수 있는 컨텐츠가 얼마나 다양한지 알 수 있습니다. 유료 컨텐츠부터, 무료로 구할 수 있는 podcast의 수많은 자료들까지 간편하게 사용할 수가 있습니다. 물론 한국 컨텐츠가 적어 국내 확산에는 어려움이 있겠습니다만, 글로벌하게 살펴 볼 때 이 역시 다른 태블릿 PC들은 절대 따라올 수 없는 강점이지요.
  • 신문이나 잡지는 또 어떨까요? 아이패드가 출시되기 전부터 스티브 잡스가 신문업계와의 협력에 공을 들인 것은 공공연한 사실입니다. 단순히 스티브 잡스가 공을 들였기 때문만이 아니라 신문업계 자체도 아이패드를 죽어가던 신문 사업을 다시 살리는 구원투수로 생각하고 있습니다. 이미 TIME, 파이낸셜타임즈 등 유력한 일간지들이 아이패드 전용 신문을 출간했고, 애플은 언론재별 루퍼트 머독과 손잡고 아이패드 전용 신문일 더 데일리까지 창간하고 나섰습니다.
  • 이 신문/잡지 분야는 국내에서도 이미 상당히 활성화 되고 있습니다. 중앙일보, 한국경제신문, 매일경제신문 등이 아이패드 전용 신문 앱을 출시했고 일부 잡지도 유료로 아이패드용 잡지를 판매하고 있습니다. 안드로이드 용으로도 이러한 신문/잡지들이 출시될 수는 있겠으나 안드로이드폰은 제조사마다 화면의 크기와 사양이 다 틀리므로 아무래도 언론사 쪽에서 어플을 개발하는데 공을 더 많이 들여야 겠지요.
  • 이러한 유료 컨텐츠 말고 iTunes U 에 대학의 수많은 좋은 강의들도 무료로!! 올라와 있습니다. Pod Cast를 통해서 한국 라디오 방송을 다운로드 해서 들어 볼 수도 있습니다. 학습에 사용하려고만 한다면 정말 수많은 좋은 자료들이 차고 넘칩니다.  문제는 제가 게으르고... 또 아이튠즈를 통해 수많은 게임어플들을 구할 수 있다 보니 그냥 게임 쪽으로만 손이 항상 간다는 것이죠... ㅜㅜ

    저는 짧은 기간이기는 했으나 갤럭시탭도 열심히 사용을 해봤습니다. 여러가지 버그 논란이 있기는 합니다만, 종합적으로 판단할 때 잘만든 기기라고 생각합니다. 아이패드에 비해 지하철에서 혼자 즐기기에는 적당합니다. 그러나 컨텐츠의 양과 질에서는 아이패드를 압도할 수 없는 이상 갤럭시탭은 한계를 가지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posted by Mr.앤더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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