쓰고 있는 아이폰이 배터리가 너무 빨리 소모되어 애플 A/S를 대행하고 있는 대우일렉센터를 찾았습니다. 처음 방문해서는 초기화 해서 한번 사용해보고 그래도 나아지지 않으면 다시 오라는 답을 들었습니다. 그렇게 해봐도 마찬가지라서 회사 근처에 있는 대우일렉서비스 센터를 다시 찾아가 보았습니다. 단말기 A/S 받는 과정 중에 정말 내가 애플 제품 또 쓰나 봐라 싶은 정도로 열 받게 하는 일이 생기더군요. 애플 아이폰 A/S... 참 문제다 싶은 게 많았습니다.

1.일단, AS센터가 많이 없습니다.

  •  강남 쪽에서는 논현동 교보문고 사거리에 있는곳이 제일 가깝습니다. 회사에서 가려면 전철을 타고 한 정거장을 가서 또 한참을 걸어야 합니다. 한번은 그렇게 전철 + 걷기로 갔고 올 때는 택시를 탔습니다. 총 두번을 방문했는데 택시를 세번 탔고 택시비가 거의 2만원 이상 나온 것 같네요.
  • 직장인들이 다 비슷한 상황이실텐데 점심 때 시간 내서 찾아가기 쉽지가 않습니다.

2.A/S 접수를 받고 고객 응대를 하는 것에 부족함이 많이 보입니다.

  • 일단 들어가면 대기순번표를 뽑아야 합니다. 제가 도착했을 때 대기인이 0명!! 아 횡재다 싶어서 얼른 뽑았는데.... 그게 아니더군요. 그 순번표는 그냥 A/S 접수증을 맡기는 순서 였습니다.
  • 제 아이폰을 맡기고 하염없이 기다려야 했습니다. 언제쯤 될 지 물어 봤는데, 접수했던 여직원이 잘 모른답니다. 자리 비운 사이에 제 순서 지나칠까봐 그냥 기다렸는데.... 그게 한시간 기다림의 시작이었습니다.  결국 그날은 점심을 굶었지요. 대략 기다리는 고객 수를 보면 몇분 정도 걸린다는 안내 정도는 해줄 수 있을텐데 미숙한 고객 응대라 생각됩니다.

3.리퍼비쉬 단말기에도 좀 문제가 있더군요.

  • 첫번째 방문해서 리퍼단말기로 교체를 하고 집에 가서 봤더니 LCD에 줄이 가있는 겁니다. 아무리봐도 불량.... ㅜㅜ 제가 뽑기운이 원래 잘 없기는 하지만, 교체용 리퍼 단말기라면 이 정도는 살펴서 출고를 시켰어야 하는 거 아닌가 하는 아쉬움이 남는 대목이었습니다.

4.첫번째 받은 리퍼비쉬 단말기가 액정에 문제가 있어 다시 두번째 방문을 했습니다.

  • 이번에는 한참 걸릴 것이라는 것을 알고 갔기 때문에 접수만 해놓고 사무실로 돌아왔습니다. 두번째 방문에는 모두 택시만 탔죠. 접수하느라 한번 왕복, 찾으러 가느라 한번 왕복...ㅜㅜ. 어쨋거나 그렇게 돈들여서 찾으러 갔더니 제 순서를 지나 갔더군요.그런데 제 접수증을 담당한 기사분이 식사하러 갔답니다.
  • 접수하시는 여직원분한테 언제쯤 오시냐 물어봤더니, 역시 모른 답니다. 사무실에 말도 안해놓고 나왔는데... 큰일입니다. 다른 분이 좀 봐주시면 안되냐고 물어 봤더니 안된답니다. 열 좀 받았습니다만 묵묵히 기다리고 있는 수많은 사람들을 보니까 화를 낼 수도 없어 그냥 기다렸습니다.
  • 결국 이번에도 한시간 이상의 시간이 걸렸습니다. 내가 잘못한 것도 아니고, 불량 단말기로 바꿔줘서 그런 건데 내 돈 들여서 택시 타고, 내 시간 까지 낭비한 것이 좀 화가 나더군요.

제가 방문한 AS센터가 사람이 가장 많이 모이는 강남센터라서 겪게 된 문제인지는 모르겠습니다만, 현재 수준으로는 고객이 만족할 만한 서비스를 제공한다고 보기는 힘들 것 같습니다. 대우일렉서비스 등 몇몇 업체에 외주를 주고 있는 이러한 서비스 형태는 아무래도 삼성전자, LG전자와 비교하면 퀄리티가 떨어질 수 밖에 없을 것 같습니다.
기본적으로 저는 After Service를 강화해서 고객을 만족시키는 것은 크게 좋은 방법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첨부터 잘만들어서 "나중에 서비스 잘해드릴게요~~" 라는 말을 고객에게 안하는 것이 제일 좋다고 생각합니다. 그러나 고장이 나서 수리가 필요한 고객에게는, 역시나 AFTER 서비스도 참 중요한 문제가 된다는 걸 느꼈습니다.
그런 점에서 보자면 삼성, LG는 외산 단말기가 가지고 있지 못한 큰 경쟁력을 가지고 있는 것 같습니다. 제품도 잘 만들고, 이러한 경쟁력도 잘 살려나가는 삼성, LG가 되기를 기대해 봅니다.

근데, 욕쟁이 할머니 집에는 계속 갈 거냐고요?

음 글쎄요... 짬뽕이 생각나면 또 가게 되겠죠? 투덜거리기는 하겠지만요.

posted by Mr.앤더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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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아가는이야기 2010. 11. 24. 02:10
우리 회사 앞에 불친절하기로 유명한 중국집이 하나 있습니다. 주인 아줌마는 손님이 와도 인사도 안하고, 어디 앉으라고 얘기도 안해주고, 음식 주문을 하나로 통일해서 안하면 짜증 내고, 시킨 음식도 늦게 나오기 일쑤입니다.
그런데 그 집에 왜 가느냐... 이유는 오직 하나 맛이 있어서이지요.
가끔은 다시는 이 집에 오나 봐라 하고 한동안 발걸음을 끊습니다만, 그러다가 문득 그 집의 짬뽕맛이 생각나 다시 못이기는 채하고 그 집 가서 점심을 먹습니다. 그래, 음식점은 그저 맛있으면 그만이지 뭐....

애플도 일종의 욕쟁이 할매집 전략이 아닐까요?

애플은 고객에게 친절하지 않습니다. "무조건 고객 불만을 해결한다" 뭐 그런 단순한 고객 중심 주의가 아니지요. 몇가지 사례만 살펴볼까요?

  • iOS는, 윈도우 탐색기 같은 프로그램이 없습니다. 내가 알아서 필요한 파일 찾아서 복사해서 옮기고, 삭제할 것은 삭제하고 그러고 싶은데 내 맘대로 할 수 있는 것이 하나도 없습니다. "고객님께서 직접 하셔서 별로 좋을 거 없으니 그냥 우리가 해놓은 대로 따라 오시는 것이 제일로 편합니다" 뭐 이런 생각이 느껴지지요.
  • 애플의 A/S는 또 어떤가요? 그놈의 리퍼폰 정책... 어쩌다 잘못해서 아이폰을 살짝 떨어뜨려 액정에 금 하나 간 것 뿐인데 29만원이나 내고 리퍼폰으로 바꾸랍니다.
  • 아이패드는 10인치 한 모델 뿐이죠. 스티브 잡스가 7인치 태블릿 PC는 DOA (Dead On Arrival)이라고 독설을 퍼부었음에도 불구하고 내년에 아이패드 7인치가 나올 거라는 루머가 끊임 없이 돌고는 있지만 어쨋거나 현재는 10인치 모델 하나 뿐이죠. 휴대성이 떨어지네 어쩌네 언론에서 떠들고 고객들이 원해도 스티브 잡스의 판단은 10인치가 아니면 안된다는 거였습니다.

애플은 고객에게 친절하거나, 칭찬을 듣기를 원하는 것 같지는 않습니다. 애츨이 집중하는 것은 오직 하나,  "맛있는 짬뽕" 그것 뿐입니다.
욕쟁이 할매 집에 찾아가서 욕을 들어 먹으면서도 짬뽕을 사먹는 그 이유는 맛있기 때문입니다. 맛도 있고, 친절도 하고, 식당도 크고 깨끗하다면 좋기는 하겠지요. 그러한 모든 것에 신경을 쓰다가 자칫 "맛"이 조금이라도 소홀해 진다면 친절과, 깨끗한 건물이 무슨 소용이 있을까요?

회사가 오직 하나의 가치에 집중해야 한다면, 그것은 도대체 무엇일까요?

애플은 이런 질문에 대해 명확한 자기들만의 해답을 가지고 있고 그것을 끝까지 잘 밀어붙여서 좋은 결과를 만들어 내고 있는 것이라 생각합니다.

욕쟁이 할머니에게 우리가 바라는 것은 친절하고 고운 말투가 아니라, 끝까지 변함 없는 맛입니다.

posted by Mr.앤더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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