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아가는이야기 2011. 5. 28. 02:30

오늘 MBC 휴먼다큐멘타리 '사랑'에서 고 최진실 씨의 어머니 얘기가 나오더군요. 제 나이 또래의 남자들이 좀 어렸을 적 진실 누나는 정말 최고의 연인이었지요. 그런 누나가 세상을 스스로 등졌습니다. 그리고 작년엔 동생인 최진영씨 마저 스스로 누나를 따라갔습니다.
그리고 네이버에 들어갔더니, SG워너비의 가수 채동하가 스스로 세사을 떠났다는 기사가 올라와있네요. 그의 매니저도 2009년에 자살로 생을 마감했었답니다.
얼마전엔 송지선 아나운서의 충격적인 소식이 있었는데, 왜 자꾸 이런 일들이 일어나는 것일까요.

가슴이 턱, 막힙니다.

나는 그런 선택을 한 사람들을 탓할 생각은 없습니다. 그 사람들은 정말, 차라리 죽는 것이 나을 만큼 힘들었기 때문에 그 길을 선택했을 겁니다. 누군가 책망을 받아야 한다면 그 선택을 한 사람이 아니라 그들을 괴로움 속에 살게 만들었던 익명의 수많은 사람들일 겁니다.

그러나, 그렇게 괴롭고 힘들더라도, 제발 조금만 더 버텨 주기를 바랍니다.  하루하루 숨쉬고 살아가는 일이 너무 괴롭고 고통스러울 수 있는 순간이 있다는 것을 잘 압니다. 그러나 그래도 조금만 더 버티면 해가 뜹니다.  제발 조금만 더, 조금만 더 버텨 주기를 바랍니다.

누군가 스스로 목숨을 끊게 되면 주위의 가족, 친구들에게 견딜 수 없는 고통을 주게 됩니다. 그 고통과 상실감이 남아 있는 사람들을 다시 자살로 내모는 지도 모릅니다.

그러니, 스스로 세상을 버릴 생각을 하고 있느 모든 사람들이 조금만 더 버텨 주기를 바랍니다. 그 한명이 무너지면 우주가 망가지는 것과 마찬 가지 입니다.  가족과 친구들이 무너지지 않도록 버텨주기를 바랍니다. 그 고통은 언젠가 지나가고 맙니다. 그것은 해가 뜨고 바람이 부는 일처럼, 너무나 당연한 자연의 법칙입니다. 조금만 더, 조금만 더 버텨주기를...

힘을 내세요 모두들.

posted by Mr.앤더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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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언론에 심심치 않게 IMEI 블랙리스트, 화이트 리스트 제도 라는 얘기가 올라옵니다. 크게 어려울 것 없지만 익숙하지 않은 용어이고 또 앞으로 이동통신 시장을 많이 바꿀 수도 있는 제도라서 몇 자 적어 볼까 합니다. 
IMEI 라는 것은 " International Mobile Equipment Identity" 의 약자입니다. 직역하자면 국제이동 단말기 식별번호인데 단말기 한대 마다 고유 번호로 가지고 있는 것입니다. 제조사에서 부여하는 일련번호와는 관계가 없이 전 세계에서 딱 그 번호 한개만있습니다. 
IMEI  블랙리스트 제도 / 화이트리스트 제도 라는 것은 이 IMEI값을 어떻게 관리하느냐에 따라 붙여진 이름입니다. 사용할 수 있는 단말기의 IMEI 값(즉, 화이트리스트)을 전산에 등록해서 그것만 개통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화이트리스트 제도이고, 도난/분실 등으로 개통하지 못하도록 막혀 있는 IMEI 값(즉 블랙리스트)만 등록해서 그 외의 모든 단말기는 사용할 수 있도록 풀어 놓는 것이 블랙리스트 제도입니다.
용어만 들으면 블랙리스트 제도가 부정적인 뉘앙스를 주지만 실제로는 더 개방적이고 제한이 적은 것이 블랙리스트 제도입니다. 

제가 여행하면서 겪어본 필리핀 사례를 말씀드리겠습니다. 
WCDMA가 도입되고 나서는 글로벌 로밍이 되니깐 아무 생각 없이  쓰던 휴대폰을 해외 들고 나가서 전화받고, 통화 좀 하고.. 그러다 보면 로밍 요금에 눈이 튀어 나올 지경이 되는 때가 많이 있었습니다. 그 뿐인가요, 스마트폰 데이터 로밍까지 해버리면 귀국 후에 그야 말로 요금 폭탄을 맞게 됩니다. 하지만 필리핀을 여행할 때는 그런 걱정 없이 저렴하게 휴대폰을 쓸 수 있었습니다. 필리핀 주민등록증이나 여권 같은 것도 필요 없으며, 신청서 같은 것을 작성할 필요도 없습니다. 방법은 아래와 같이 간단합니다.  

1.출국 전에 자기 휴대폰이 컨트리락이 풀려 있는 휴대폰인지 확인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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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0년 11월 이후 출시된 휴대폰은 모두 컨트리락 풀려 있습니다. (그 이전  휴대폰들은 기술적으로 불가능하다고 하더군요)
   - 아이폰은 KT 콜센터에 전화해서 풀어 달라고 하면 바로 풀어줍니다. 대부분 당일 처리 됩니다. 

 2.필리핀 이동통신사의 USIM 카드를 구한다.
 
   - 국내에서도 판매하는 곳이 있고, 필리핀 들어가서도 현지 이동통신사 매장에 가서 구입할 수 있습니다.
   - USIM카드에는 이미 전화 번호가 입력 되어 있으며, 요금은충전 되어 있지 않습니다. 자기의 필요에 따라 매월 일정액을 충전하거나 그 때 그 때 선불 카드를 구입해서 입력합니다. 

3. USIM 카드를 단말기에 삽입한다. - 삽입과 동시에 개통 끝!!
   - 구입했던 USIM을 자기가 들고간 단말기에 삽입하고 휴대폰을 켜면 그것으로개통은 끝난 것입니다. 물론 선불카드를 충전해야 통화를 할 수 있지만, 개통까지 과정에서 신분증도 필요 없고 선불카드는 시내에서 쉽게 구할 수 있습니다. 마치 편의점에서 담배 판매하듯이 꼭 이동통신대리점 같은 곳이 아니라도 쉽게 살 수 있습니다.
 
이렇게 필리핀에서 너무나도 손쉽게 필리핀 현지 휴대폰을 개통해서 사용해보니, IT 선진국이라는 우리나라가 이동통신 쪽은 더 후진국이구나 하는 생각도 들었습니다. 실제 아이폰3Gs 출시했을 때, 아이폰을 구입하겠다고 찾아온 미국인 한 사람을 도와줬었는데 최종적으로 아이폰을 개통하는데 6시간이 넘게 걸렸습니다. 그것도 한국사람이 구입하는 것보다 훨씬 비싼 비용을 지불하고서 개통했지요.

블랙리스트 제도의 긍정적인부분/부정적인 부분을 정리를 해볼까요.

1.단말기의 선택의 폭이 커집니다. 
 - 해외에서 사용하던 폰을 가지고 들어와서 그냥 바로 사용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미국의 경우 이동통신사에서 컨트리락을 걸어놨다면, 별도의 비용을 내거나 아니면 일정기간(대개 2년 정도)이 경과된 경우만 컨트리락을 해제할 수 있으니 해외 단말기가 다 사용 가능한 것은 아닙니다. 이탈리아, 홍콩 등 몇몇 나라를 제외하면 대부분 나라에서는 미국식으로 컨트리락을 걸어 놓는 것으로 압니다. 
- 중국산의 저렴한 단말기가 국내로 들어올 가능성도 높습니다. 별도로 이동통신사들과 협의할 필요 없이 한글만 쓸 수 있는 상태가 되면 출시가 가능할 겁니다. 그러나 아무래도 국내 제조사들처럼 편리한 서비스를 기대할 수는 없겠지요.

2.이동통신 요금상품은 다양해지고 서비스 가입절차가 더욱 간소화 될 것입니다.
 - 아마도 선불형태의 요금제가 많이 만들어질 것입니다. 선불 요금제가 활성화 되면 굳이 신청서 작성하거나 신분증을 제출해야 할 필요성이 많이 줄어들지요. 필요하면 USIM 카드만 사서 휴대폰을 사용하다가 필요 없으면 USIM 카드만 버리면 끝나지요. 휴대폰을 집에 두고 나온 경우를 대비해 USIM 카드만 가지고 다니다가 친구 휴대폰에 끼워서 잠시 사용하고 돌려줄 수도 있을 겁니다.
 - 하지만 이렇게 되면 휴대폰이 범죄에 사용될 가능성은 더욱 높아 집니다. 휴대폰 가입하려면 온갖 신청서와 신분증 제출을 해야 하는 지금도 대포폰 이니 뭐니 해서 범죄에 핸드폰이 사용되고 있는데, 돈주고 사기만 하면 되는 경우 범죄자들은 더욱 더 쉽게 자기들이 범죄에 사용할 핸드폰을 구하게 되겠지요. 

 3.단말기를 판매하는 유통망은 더욱 다양해지고, 대규모의 총판 형태가 많아 질 것입니다.  
 - 화이트리스트 제도로 운영되는 현재 휴대폰은 사실상 이동통신사로 납품을 해야만 공급을 할 수가 있습니다. 이동통신 회사 대리점만 공급을 할 수 있고, 따라서 이동통신 대리점을 가지고 있는 이동통신 회사가 유통체계에 많은 통제를 하게 됩니다. 하지만 블랙리스트 제도가 되면 단말기는 아무데서나 구입을 해도 됩니다. 따라서 하이마트나 이마트 같은 큰 유통망을 가진 회사가 휴대폰 판매에 더욱 적극적으로 뛰어들 가능성이 높습니다.(사실 하이마트, 이마트 모두 자체 휴대폰 판매를 이미 하고 있으며 그 비중이 날로 커지고 있습니다만, 아직 이동통신 대리점들 전체에 비하면 작은 규모입니다)   

 - 삼성전자나 엘지전자 같은 자체 유통망을 가진 제조사들은 자기 유통망을 통한 판매를 많이 늘리게 될 겁니다. 삼성전자 리빙프라자, 엘지전자 베스트샵 같은데서 더 좋은 조건으로 휴대폰을 구입하게 될 날이 오는 것이죠. 반면 팬택 같이 자체 유통망을 갖추지 못한 제조사는 어려운 상황에 처하게 될지도 모릅니다. 아마도 휴대폰 단말기를 유통하는 유통망 외에 선불 카드 같은 것을 유통시키는 유통망도 더욱 발달을 하게 될 것입니다. 

 - 모 신문기사에서는 현재와 같이 이동통신회사나 제조사에서 장려금을 지원해서 저렴하게 단말기를 구입하는 것이 불가능해져서 휴대폰 구입자의 부담이 커지 것이라는 식으로 썼던데, 저는 생각이 좀 틀립니다. 아마도 현재와 같이 약정을 조건으로 단말기 가격을 할인해주는 형태는 단말기만 따로 구입해서 가입하는 형태와 병행될 가능성이 많습니다.
미국을 보면 동일한 휴대폰에 대해서 2년 약정을 조건으로 단말기를 저렴하게 구입할 수도 있고 약정 없이 단말기 가격을 조금 더 비싸게 주고 구입할 수도 있습니다. 우리나라에블랙리스트 제도가 도입이 되어도 현재와 같은 보조금을 지급하는 형태는 그대로 유지가 되면서 고객의 선택폭은 더 다양해 질 것입니다. 

- 블랙리스트 제도가 도입이 되고 큰 규모의 총판 형태가 많아지면 용산상가나 테크노 마트에 있는 이른바 이동통신 "판매점"들은 그 숫자가 대폭 줄어들 가능성이 높습니다.  판매점은 이동통신회사와 직접 계약을 맺고 가입자를 모집하는 것이 아니라, 이동통신 대리점에서 단말기를 받아서 판매를 하고 판매에 따른 마진만 챙기는 유통망입니다. 이런 판매점들은 이동통신사나 제조사의 정책 금액 중의 일부를 마진으로 받아서 자기 수익으로 가져가는데, 휴대폰을 굳이 이동통신 대리점에서 사지 않아도 되는 상황이 되어 버리면 자기가 확보할 수 있는 수익이 줄어들기 때문에 사업을 계속 할 수가 없는 것이죠. 
블랙리스트 제도로 옮겨가게 되면,  롯데마트의 통킨 치킨 사태처럼 큰 규모의 대형 유통회사가 전국 수만개의 영세한 이동통신 판매점을 문닫게 할 수도 있다고 생각합니다. 소비자는 선택의 폭이 다양해져서 좋겠지만 그 그늘에서는 망해서 없어지는 영세 업체들이 많아질수도 있다는 얘깁니다.


어쨋거나 우리나라는 화이트리스트 제도를 고수하고 있는 몇 안되는 나라 중의 하나라고 합니다. 정부에서 통신요금 인하 태스크포스까지 구성해서 여러가지 방안을 구상 중인데 그 중에서 블랙리스트 제도 도입을 굉장히 긍정적으로 검토되고 있다고 하니 올해 안에 큰 환경의 변화가 있을 것도 같습니다.
저는 블랙리스트 제도 자체가 이동통신사용자나 우리나라 통신산업에게 100% 유리한 것은 아니라고 생각 합니다. 부정적인 부분도 분명히 있습니다. 그러나 고객의 선택의 폭이 넓어질 수 있고 적절한 경쟁을 유발 시킬 수 있다는 점에서 긍정적인 기여를 한다고 생각합니다. 앞으로 어떻게 진행될 지 관심을 가지고 지켜 봐야 할 것 같습니다.

posted by Mr.앤더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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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아가는이야기 2011. 5. 3. 03:12
엊그제 일요일, "나는 가수다"를 챙겨 보지 못했습니다. 임재범이 1등으로 호명되는 것만 보고 노래는 못들어봐서 오늘에야 노래를 한번 들어보려고 MP3 파일을 구했습니다. 그런데 아이폰에서 '너를 위해'를 듣는데,  이건 좀 아니다 싶었습니다.
뭐랄까 좀 감정 과잉인듯도 싶고 노래도 일관성 없이 기복이 심한 것 같아 좀 실망 스러웠습니다. 왜 1등일까 이상할 정도였지요. 
그런데 퇴근 전에 회사 후배가 '나는 가수다' 동영상 파일을 보내줬습니다. 퇴근길에 동영상을 보는데, 임재범의 노래가 다르게 들렸습니다. 똑같은 노래였는데, 그냥 노래만 듣는 것과는 달리 동영상으로 볼 때는 감동이 몰려왔습니다.
임재범... 이제는 40대 후반인 로커. 젊었을 때 같은 매력적인 외모는 간데 없고 짧은 머리에 덥수룩한 수염이 어찌보면 참 없어보이는 얼굴인데 그 얼굴이 감동을 줍니다. .
딸아이에 대해 얘기하고, 다른 나가수 멤버들에게는 선배로 불리는 노장. 그의 아내가 암투병 중이라는 소식을 알고 있었기 때문인지 그의 얼굴에 노래가 주는 비장함이 잘 담겨 있다는 생각이 듭니다.

가수는 그저 노래만 잘하면 되는 걸까요?   

오랜 세월을 가수로서 살아간다면 그 얼굴도 가수의 얼굴이 되어버리는 거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듭니다. 굳이 세련되고 정제된 기교가 아니더라도 그 얼굴만으로도 사람을 감동시키는 가수의 얼굴... 임재범의 얼굴에서 나는 그런 가수의 얼굴을 느꼈습니다.  비슷한 가수의 얼굴을 가왕 조용필의 얼굴에서 본 것 같기도 합니다.

얼굴만 봐도 눈물이 뚝뚝 떨어질 것 같은 가수의 얼굴... 그런 얼굴을 가진 가수들이 많아 졌으면 합니다. 그리고 나도 그렇게 나이가 먹었을 때 감동을 주는 어떤 얼굴이 되어 있기를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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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얼굴도 멋있지만...


이 얼굴이 더, 가수의 얼굴 같습니다. 인생이 담겨 있는 것 같은 얼굴...

 


posted by Mr.앤더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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