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아가는이야기 2011. 3. 1. 04:12
    집에 쿡TV - 아, 이제 올레 TV로 바뀌었지요-를 설치하고 나서, 휴일 전날 처럼 부담 없는 시간에는 늦게까지 지나간 영화를 보는 버릇이 생겼습니다. 귀여운 여인, 제리 맥과이어 뭐 그런 옛날 영화들이죠. 저의 장점이자 단점이라고 할 수 있는 것이 몇번을 봤던 영화라도 다시 또 새로운 기분으로 볼 수 있다는 거. 예전 영화를 다시 보면 예전에 볼 때는 안보였던 것이 보이고, 예전엔 놓쳤던 대사들이 들려서 깜짝 깜짝 놀랄 때가 있습니다. 
    예를 들면, 귀여운 여인에서 리차드 기어가 비상 계단을 타고 줄리아 로버츠 집으로 올라가는 마지막 장면을 보면서, 아, 리차드 기어가 사랑을 얻기 위해 정말 어렵고 힘든 일을 해내는 구나 하는 생각을 처음 영화를 볼 땐 하지 못했었지요. 얼마 전에 귀여운 여인을 보면서야 리차드 기어가 고소 공포증 때문에 베란다에도 나가지 못한다는 사실과 마지막의 그 비상계단을 올라가는 장면을 오버랩 시킬 수 있었습니다. 
    제리 맥과이어를 보면서는, 정말 멋진 대사 하나를 다시 떠올릴 수 있었습니다. 탐 크루즈가 마지막에 르네 젤위거에게 돌아와서 고백하는 대사 중에 한마디... 누구라도 쉽게 알아들을 수 있는 짧고 굵은 영어 대사 한마디... 

    "You complete me."

    오~. 완전 감동이었죠?  안보신 분 꼭 보세요!! 완전 강추합니다.

    오늘 봤던 영화는 "이보다 더 좋을 수는 없다" 입니다. 주연인 잭니콜슨과 헬렌헌트에게 아카데미 남우주연상/여우주연상을 안겨줬던 영화답게, 두 사람의 연기가 정말 징그러울 정도죠! 영화에 대한 자세한 얘기는 생략하고 명대사를 살펴봅시다.
    강박증에 괴퍅하고 독설만 일삼는 '악마'같은, 그러나 인기작가였던 멜빈(잭 니콜슨)이 이웃에 사는 게이 화가 사이먼이 강도를 당해 다친 바람에 억지로 사이먼이 키우던 강아지를 맡아 돌봐주게 되면서 점차로 주위 사람들에게 마음을 열게 됩니다.
    그러면서 늘 다니던 식당에서 자신의 괴퍅함을 넉넉한 마음으로 받아주던 웨이트리스 캐롤(헬렌 헌트)과도 친해지게 되고, 어찌어찌해서 멜빈,캐롤은 사이먼을 태우고 자동차로 여행을 떠나게 됩니다. 
    이 영화의 주옥 같은 작업용 대사는 이 여행을 하는 중간에 멜빈과 캐롤이 같이 저녁식사를 하게 되는 장면에서 나옵니다. 같이 식사를 하러 같다가 자켓을 제대로 입지 않아서 입장이 거부된 멜빈. 식당에 준비된 옷은 멜빈의 위생 강박증 때문에 입지를 못하고 급히 옷을 사러 나간 멜빈은 어찌어찌 자켓을 구하고 넥타이까지 하고서 식당에 있던 캐롤한테로  돌아옵니다.  
    자켓을 멋있게 차려 입은 멜빈한테 캐롤은 You are great! 를 연발하며 칭찬을 하는데, 멜빈은 '나는 새 옷을 사게 하고, 당신은 집에서 입는 드레스 그냥 입고 들어오게 하다니 이해가 안된다'는 정말 정나미 떨어지는 소리를 합니다.
    요 대목에서, 캐롤이 얘기하지요. '당신의 그 얘기가 나 한테 얼마나 큰 상처가 되는지 아느냐, 나는 지금 칭찬이 필요하다. 나한테 칭찬 하나만 해봐라'
    당연히, '아! 캐롤! 당신은 너무 아름답소. 어쩌구, 저쩌구...' 하는 대사가 나올 줄 알았는데 멜빈은 또 엉뚱한 소리를 합니다.
    '나는 고쳐야 할 것이 있다. 나 같은 강박증 환자 중 50~60% 한테는 약이 복용하는 게 많은 도움이 된단다. 나는 약을 증오한다. 정말 '증오'한다. 그런데, 내가 당신을 칭찬하고 싶은 것은 그거다. 당신이 나를 찾아왔던 그 다음날 부터 내가 약을 먹기 시작했다는 거'
    엥? 이게 뭥미? 다시 보면서도 이게 뭔 소리인가 했습니다. 캐롤도 마찬가지였겠죠?
    '그게 어떻게 나에 대한 칭찬이냐? 이해가 안된다' 

    멜반이 답합니다. 

    "You made me wanna be a better man."

    아, 감동이지 않습니까?  손발이 오글오글 해지는 것 같죠? 물론 이 대사 바로 다음에 완전 말도 안되는 얘기로 캐롤과 싸우게 되지만....  저 한마디의 대사는 멜빈이 캐롤에게, 또 캐롤이 멜빈에게 어떤 의미인지를 잘 보여주지요. 
    
   좀더 나은 인간이 되고 싶은 마음이 들게 하는 사람... 그런 사람이 되고 싶네요.
       
posted by Mr.앤더슨
:
살아가는이야기 2011. 1. 19. 03:48
김연아는 알겠는데, 김자인은 누구야? 라고 하실 분들이 많을 것입니다. 대한민국 사람이라면, 아니 다른 나라 사람이라도 너무나 잘 알고 있을 김연아 선수를 비교하고 있는, 여러분들 중 많은 분들이 이름을 잘 못들어 본 그녀, 김자인은 스포츠 클라이밍 선수입니다.

스포츠클라이밍 이라는 단어에서 무엇이 떠오르시나요? 실베스터 스탤론이 주연했던 클리프행어 라는 영화? 아니면 탐크루즈가 간지나게 사막 한가운데 암벽을 타고 올라가던  미션 임파서블2?
근육질의 우람한 사나이들이 울퉁불퉁한 근육을 자랑하며 즐기는 것이 스포츠클라이밍이라 생각을 하시겠지만, 실제로는 그렇지 않답니다.  1995년 유럽 여행 때 만났던 미국인 친구가 클라이밍 하러 샤모니에 간다길래 같이 동행했던 적이 있는데, 딱 저같은 체형이 클라이밍에 적격이라고 하더군요. 팔다리 길고, 체격 너무 크지 않은 스타일. 그래서 저도 한번 꼭 배워보겠노라 했었는데, 뭐 그냥 생각만 하고 결국 배워보지는 못했습니다만...^^
어쨋거나 그렇게 그냥저냥 십수년을 지내오다가 우연히 인터넷에서 김자인 선수에 대한 얘기를 읽게 되었습니다. 아마도 작년 11월말 쯤이었나 봅니다. 아시안 게임 때문에 시끌벅적 하던 그 때, 그리 길지 않은 기사로 어린 여자 선수가 월드컵 스포츠 클라이밍 대회를 5연패 했다, 그것도 2위하고 엄청난 격차로 1위를 했다, 그래서 월드랭킹 1위에 각 부문을 종합한 통합 랭킹도 1위다....
아이러니칼하게도, 김자인 선수는 김연아 선수와 같은 학교 같은 학과 입니다(고려대 체육교육과) 김연아 선수는 코치와 다투기만 해도 신문에 난리가 나는데, 월드컵을 5연패를 했는데도 어찌 나는 김자인 선수를 모를까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래서 좀더 기사를 찾아보게 되었고 트위터에서 팔로잉도 하게 되었지요.

저는 무엇보다도 자기 자신의 몸무게를 오로지 자신의  힘으로 버텨내면서 암벽을 올라가는 클라이밍이 참 멋있는 스포츠라고 생각합니다. 다른 스포츠보다 원초적이고, 그래서 인간이 살아가는 본질에 더 가까운 운동이 아닐까 합니다. 
또 그런 원초적인 스포츠에 김자인 선수는 참 너무 갸날프고 약해서 안어울릴 것 같은데, 너무나 잘 해내어 월드컵 5연패를 달성했다는 것이 더욱 대단해 보이고 아름다워 보입니다. 

사진에서 보시다시피 김자인 선수는 웃는 것이 너무 에쁜 여자 선수 입니다 .사진의 모습을 보면 어떻게 높고 가파른 암벽을 올라갈까 싶습니다만...


뭐 이 정도 암벽은 웃으며 올라주시는 포스도 발산하십니다. ^^ 정말로 대단한 노력과 재능을 갖춘, 대한민국이 자랑해야 할 또 한 명의 국민 여동생인데 자랑스럽게 생각하는 사람이 너무 적은 것 같아 별볼일 없는 저같은 사람이라도 좀 알려야 겠다 싶어 블로그에 까지 글을 쓰게 되었네요.
적어도 저한테는, 김자인 선수가 스포츠클라이밍 계의 김연아가 아니고 김연아 선수가 피겨 스케이팅 계의 김자인입니다. 뭐, 김자인 선수가 선배 잖아요. 그러니깐 당연히 그래야지. 게다가 월드컵 우승이 다섯번인데.
다 저 같이 되실 필요는 없겠습니다만, 요런 마이너리티도 긍정적으로 봐주어야 우리나라가 선진국가가 된다고 생각합니다. 그러니깐 저는 대한민국 선진화의 과업을 묵묵히 수행하는 중이라는 것이죠..ㅎㅎㅎ 

참고로.. 저는 스포츠 클라이밍을 아직 하고 있지 않습니다. 그러나... 트리플 러츠, 트리플 악셀 해보지 않고 피켜 스케이트화 한번  신어보지 않아도 김연아 선수의 팬이 되는데 부적격이지 않은 것 처럼, 저 역시 김자인 선수의 팬이 되는데 부족하지 않을 겁니다..
그래도 클라이밍 월드컵이 리드, 스피드, 볼더링 요렇게 세가지 부문으로 나누어 지는 것은 알고 있답니다. 리드부문은 13m 이상 높이에, 다양한 난이도, 경사각으로 이뤄진 인공암벽을 등반한 거리로 순위를 매기는 난이도 경기이고요, 스피드는 정해진 루트를 얼마나 빨리 오르느냐를 겨루는 경기, 볼더링은 상대적으로 낮은  암벽을 로프 없이 오르며 등반 기술을 겨루는 경기랍니다.

참고2. 김자인 선수는 등반가족의 막내입니다. 아버님은 대한산악연맹 고양시 부회장, 어머님은 스포츠클라이밍 공인심판, 오빠 둘은 다 선수...  삼남매 이름은 자하, 자비, 자인인데, 등산 장비인 자일의 '자'를 돌림으로 해서 하켄, 비너, 인수봉에서 각각 한자씩 따서 이름을 지었답니다. 대단한 산 사랑 가족이라 생각되지 않으세요?

자, 마지막으로... 당신이 벼랑에서 발을 헛디뎌 떨어지다가 힘겹게 바위 모서리를 잡았다 칩시다. 아니면 불이 나서 얼른 창 문을 통해 위 층으로 올라가야 한다고 생각해봅시다. 그도 아니면 뒤에서 칼든 강도가 쫓아와서 도망을 치다가 당신 키만한 높이의 담벽과 맞닥뜨렸다 생각해봅시다.
그 상황에서 강호동은 과연 자기 몸무게를 버텨서 낭떠러지를 기어 올라가거나, 위층 창문을 올라가거나, 아니면 앞을 가로막은 담벽을 넘어설수 있을까요? 택연은? 비는?
원초적이며, 자기 자신의 몸과 힘의 균형을 찾아가야 하는 운동, 스포츠 클라이밍의 매력이 거기에 있습니다.
posted by Mr.앤더슨
:
살아가는이야기 2010. 12. 10. 03:17

지금 현재 보유 중인 각종 디지탈 기기들을 모아 봤습니다. 여기 저기 흩어져 있어 한번에 모으기도 힘들군요..ㅜㅜ테스트용으로 잠시 써보고 있는 것도 있고 와이프 것도 하나 들어가 있습니다만 제 돈 들여서 산 것이 더 많습니다.

저도 나름 얼리 어답터라 새로 나온 기기는 꼭 써보고 싶어 합니다만 주머니 사정이 여의치 않아 항상 다음달 카드 결제일 전에는 다시 판매를 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끝까지 소장하게 되는 기기는 많지 않죠. 가난한 얼리 어답터의 설움이라고나 할까요. 그러다 보니 이렇게 한꺼번에 많이 보유하고 있는 시기가 자주 있지 않아서 기념으로 한번 찰칵 해봤습니다.


윗줄부터 소개 합니다~~  왼쪽부터 킨들, 갤럭시탭, 아이패드(3G용, 32G) 입니다.

개인적으로 가격대비 효용이 뛰어나다고 생각하는 것은 킨들입니다. 한글 폰트가 안이쁘고 컨텐츠가 충분하지 않다는 단점이 있지만, 가볍고, 배터리 거의 무한대이고, 오래 읽어도 눈이 피곤하지 않기 때문에 전자책 용도로는 더이상 따라올 것이 없다고 생각합니다. 아이패드의 아이북도 이용해봤으나 배터리 시간이나 눈의 피로감 등에서 킨들보다 못하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가운데는 갤럭시탭 입니다.. 생각보다 가볍도 쓸모 있습니다. 하지만 가볍기로는 킨들에 밀리고, 어플의 다양성으로는아이패드에 밀려서 아무래도 곧 정리할 것 같습니다. 동영상 보거나 가볍에 인터넷 서핑하는 용도로는 좋을 것 같은데, 저는 동영상 별로 많이 안보거든요.
그리고 제일 오른 쪽에는 아이패드!! 워낙 좋은 회사(?)를 다니다 보니 1월 쯤에 회사에서 지급을 해준다고 했음에도 불구하고 와이프 꼬드겨서 예약가입 1차로 구입한 녀석입니다.

아랫줄을 살펴 볼까요? 왼쪽부터 소니 엑스페리아 X1, 갤럭시K, 와이브로 Egg, 넥서스원, 아이폰 3Gs 그리고 제일 오른 쪽은 최근 출시된 스마트폰 테이크입니다.

X1은, 저로서는 경쟁사 물건입니다만 나름의 목적을 가지고 구입했던 것이고요, 지금은 사용정지해 둔 상태지요.
갤럭시K는 와이프 겁니다. 악세사리만 봐도 아시겠죠? 원래 아이폰을 썼습니다만, 회사 업무용으로 갤럭시가 꼭 필요해서 구입을 했지요.
그 옆에는 와이브로 에그 입니다. 요게 생각보다 쓸모 있습니다. 간단히 설명을 드리자면 와이브로 신호를 Wi-Fi 신호로 바꾸어주는 기계입니다. 서울시내 지하철에서는 와이브로가 빵빵하게 터지기 때문에 요넘 하나 있으면 빠른 속도로 인터넷을 즐길 수 있습니다. 출퇴근 길에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습니다.
그 다음은 넥서스원.. 안드로이드 레퍼런스폰이라 기대를 했는데 솔직히 갤럭시K나 테이크보다도 못한 것 같습니다. 같은 시기에 똑같은 H/W에 HTC 이름으로 출시된  디자이어가 차라리 낫다고 하더군요. 아주 사소한 것들에서 조금씩 부족한 부분이 보이데, 그게 모여서 큰 차이를 만드는 것 같습니다.
그리고 그 옆에는 제 핸드폰인 아이폰3Gs!! 뭐 두말할 필요 없지요. 저는 아주 만족스럽습니다.
제일 오른 쪽에있는 테이크는 잠시 테스트용으로 사용하고 있습니다. 회사가 워낙 좋아서 가끔 이런 기회가 생깁니다. 개인적으로 가격대비 성능이 괜찮은, KT테크에서 오랫만에 잘만들어낸 물건 같습니다. 디지안이 심플해서 좋고, 지금 나온 메이저 회사들의 디자인을 굳이 따라하려고 애쓰지 않은 것도 맘에 듭니다.

모아 놓고 보니까.. 도대체 내가 뭐하는 짓인가 싶네요.. ^^

그래도 새로운 무언가가 나오면 이상하게도  써보고 싶어져요...


posted by Mr.앤더슨
:
살아가는이야기 2010. 12. 3. 16:36

제 인생의 영화라고 할 수 있는 영화들이 몇 개 있습니다. 올드보이, 매트릭스 3부작, 귀여운 여인 등등. 장르별로 다양합니다. SF 영화 중에는 에일리언 시리즈도 있는데, 주인공 여전사로 나온 시고니 위버도 인상적이지만 정말 영화사에서 길이 남을 독특한 캐릭터는 "괴물"인 에일리언 입니다.
아시는 분은 아시겠지만 에일리언의 피는 강한 산입니다. 그것도 에일리언의 피가 닿은 우주선의 선체가 녹아 버릴 정도로 강한 산이지요. 우주선의 선체가 녹을 정도 인데 에일리언의 근육이나 내장이 왜 안 상하나 말도 안되는 뻥이라고 생각도 했었습니다만, 이 넓고 넓은 우주에 꼭 PH 농도 7.0 근방의 약산성이나 약알칼리성의 생명체만 있으라는 법은 없겠다 싶더군요. 게다가 언젠가 맥가이버에서 황산이 저장된 탱크에 균열이 생긴 것을 초콜릿으로 막는 것을 봤던 기억도 나서 산에 녹지 않는 근육과 내장 기관도 있을 수 있겠다 생각하게 되었고요.
그런데 우리나라 시간으로 오늘 새벽, NASA에서 중대 발표를 했습니다. 강한 독성을 지닌 물질인 비소 (Arsenic)을 먹으로 하고, DNA 까지 비소가 통합된 새로운 미생물을 미국의 한 호수 바닥에서 발견했다는 겁니다. 생명체의 6대 물질이라는 C(탄소), H(수소), O(산소), N(질소), P(인), S(황) 이 아닌 다른 물질로도 생명체가 만들어 질 수 있다는 데서 이 발견의 의미는 굉장히 크다고 할 수 있답니다.
결국 우리가 외계에서 생명체를 찾아왔던 것도 '지구인' 의 좁은 시각을 기준으로 해서였고, 어쩌면 우리가 지나쳐버린 화성의 붉은 사막이나, 달의 황량한 암석 아래 어딘가에 우리는 알지 못하던 생명체가 수많은 세월 동안 존재해 왔을 지도 모른다는 겁니다.
생명체에 대한 정의 같은 것은 정말 많은 과학자들이 오랜 세월 동안 연구해서 찾아낸 '진리' 였을 겁니다. 그런데 이러한 범지구적인 시각도 결국 편견과 선입견이었다는 것이 밝혀져 버린 지금, 도대체 전라도가 어떻고 경상도가 어떻고 하는 문제나, 불교 사찰이 어떻고 기독교가 어떻고 하는 싸움이 얼마나 초라하고 부질 없어 보이는 지 모르겠습니다.
지금 틀린 것 처럼 보이고 도저히 받아 들일 수 없을 것 같은 그런 생각과 의견들 앞에서, 내가 틀린 것은 아닐까 내가 잘못 생각한 것은 아닐까 한번은 되짚어 봐야 할 것 같습니다. 어쩌면 내일이나 모레쯤, 나는 있을 수 없다고 생각했던 많은 일들이 실재하게 될 수도 있으니까요.

※ 외계 생명체에 대한 특이한 시각을 보여주는 또 다른 영화로는 "스타쉽 트루퍼즈"를 추천 드립니다. 인류가 원숭이에서 진화한 것이라면, 그 영화에서 '나쁜 놈'으로 나오는 클렌다투 행성의 외계인들은 곤충에서 진화를 한 족속입니다.
인류의 경우 한 명의 인간이 두뇌가 발달하여 스스로 판단하고 움직입니다만, 곤충 외계인은 생각을 하는 역할은 오로지 하나의 개체가 수행하고 나머지 개체들은 각자 특화된 역할을 수행하도록 되어 있습니다. 곤충 상태에서 진화가 일어난다면 그런 족속도 만들어지지 않을까요?



iPhone 에서 작성된 글입니다.
posted by Mr.앤더슨
:
살아가는이야기 2010. 11. 24. 02:10
우리 회사 앞에 불친절하기로 유명한 중국집이 하나 있습니다. 주인 아줌마는 손님이 와도 인사도 안하고, 어디 앉으라고 얘기도 안해주고, 음식 주문을 하나로 통일해서 안하면 짜증 내고, 시킨 음식도 늦게 나오기 일쑤입니다.
그런데 그 집에 왜 가느냐... 이유는 오직 하나 맛이 있어서이지요.
가끔은 다시는 이 집에 오나 봐라 하고 한동안 발걸음을 끊습니다만, 그러다가 문득 그 집의 짬뽕맛이 생각나 다시 못이기는 채하고 그 집 가서 점심을 먹습니다. 그래, 음식점은 그저 맛있으면 그만이지 뭐....

애플도 일종의 욕쟁이 할매집 전략이 아닐까요?

애플은 고객에게 친절하지 않습니다. "무조건 고객 불만을 해결한다" 뭐 그런 단순한 고객 중심 주의가 아니지요. 몇가지 사례만 살펴볼까요?

  • iOS는, 윈도우 탐색기 같은 프로그램이 없습니다. 내가 알아서 필요한 파일 찾아서 복사해서 옮기고, 삭제할 것은 삭제하고 그러고 싶은데 내 맘대로 할 수 있는 것이 하나도 없습니다. "고객님께서 직접 하셔서 별로 좋을 거 없으니 그냥 우리가 해놓은 대로 따라 오시는 것이 제일로 편합니다" 뭐 이런 생각이 느껴지지요.
  • 애플의 A/S는 또 어떤가요? 그놈의 리퍼폰 정책... 어쩌다 잘못해서 아이폰을 살짝 떨어뜨려 액정에 금 하나 간 것 뿐인데 29만원이나 내고 리퍼폰으로 바꾸랍니다.
  • 아이패드는 10인치 한 모델 뿐이죠. 스티브 잡스가 7인치 태블릿 PC는 DOA (Dead On Arrival)이라고 독설을 퍼부었음에도 불구하고 내년에 아이패드 7인치가 나올 거라는 루머가 끊임 없이 돌고는 있지만 어쨋거나 현재는 10인치 모델 하나 뿐이죠. 휴대성이 떨어지네 어쩌네 언론에서 떠들고 고객들이 원해도 스티브 잡스의 판단은 10인치가 아니면 안된다는 거였습니다.

애플은 고객에게 친절하거나, 칭찬을 듣기를 원하는 것 같지는 않습니다. 애츨이 집중하는 것은 오직 하나,  "맛있는 짬뽕" 그것 뿐입니다.
욕쟁이 할매 집에 찾아가서 욕을 들어 먹으면서도 짬뽕을 사먹는 그 이유는 맛있기 때문입니다. 맛도 있고, 친절도 하고, 식당도 크고 깨끗하다면 좋기는 하겠지요. 그러한 모든 것에 신경을 쓰다가 자칫 "맛"이 조금이라도 소홀해 진다면 친절과, 깨끗한 건물이 무슨 소용이 있을까요?

회사가 오직 하나의 가치에 집중해야 한다면, 그것은 도대체 무엇일까요?

애플은 이런 질문에 대해 명확한 자기들만의 해답을 가지고 있고 그것을 끝까지 잘 밀어붙여서 좋은 결과를 만들어 내고 있는 것이라 생각합니다.

욕쟁이 할머니에게 우리가 바라는 것은 친절하고 고운 말투가 아니라, 끝까지 변함 없는 맛입니다.

posted by Mr.앤더슨
:
살아가는이야기 2010. 11. 15. 01:07
MC 몽이 생니를 뽑아서 군대를 면제 받았다는 의혹을 받기 시작할 때, 나는 그럴 수도 있겠다 싶었습니다.
군대.... 그거 가기 싫은 거거든요. 
나는 91년도 여름에, 정말 어이 없는 병무청의 실수로 영장이란 것을 받아보지도 못한 상태에서 입영일 하루 늦게야 내가 입영했어야 한다는 사실을 통보받고 부랴부랴 부산으로 달려가 입영을 했더랍니다. 이제 막 짝사랑에서 연애로 발전 좀 시켜보려고 했던 동기 여학생하고도 그 황당한 입대 때문에 영 멀어져 버렸지요.
그래도 누구나 대한민국 남자라면 가야 하는 것이니, 정정당당하게 입영 해야 한다고 생각했었고 그냥 군대는 가야 하는 것이 당연하다, 누구도 예외 일 수 없다고 생각을 했었지요.
그러나 나이를 먹고 사회생활을 하다 보니, 참 여러가지 방법으로 군대를 미루고 안가는 사람들이 많다는 것도 알게 되었습니다. 특히 우리 학교에 유난히 많았던 고시생들은, 고시 준비한다는 그 자체로도 군입대가 연기가 되고, 또 그 뒤에는 대학원도 가고 그러면서 어떻게든 연기를 하더군요.
그래서, MC 몽이 공무원 시험 같은 말도 안되는 핑계로 군입대를 연기했다고 하는 뉴스가 나오더라도 그냥 그럴 수 있다고 생각했습니다. 공무원 시험 같은 건 군대를 연기하려는 사람들이라면 다들 한번씩 써먹는 그런 방법이기 때문이지요. 물론 떳떳하지 못하지만 그걸 가지고 법적으로 걸고 넘어질 문제는 아니라고 생각했습니다. 혹시 아나요, 불안정한 연예인 생활이 싫어서 철밥통인 공무원이 되고 싶었는지도....

그러다가... 결국 생니를 뽑아서 군대를 면제 받았다는 혐의로 기소가 되고 첫번째 공판까지 열렸네요.
나는, MC 몽이 진짜 치아가 안좋았는지, 군대를 안가려고 멀쩡한 이빨을 뽑았는지는 모르겠습니다. 대한민국 남자라면 누구나 해야 할 국방의 의무이니 당당히 갔다 왔다면 더 좋았겠지요. 그러나 정말 이가 안좋아서 그랬든, 아니면 군대 안가려고 몇개를 더 뽑았든 그런 문제에 불구하고 나는 MC몽을 좋아 합니다.

내가 MC 몽에게 기대하는 것은, 좋은 노래를 만들어 주는 것, TV예능프로에서 재밌는 웃음을 만들어 주는 것이지 그에게 도덕적인 완벽함을 바라는 것은 아니기 때문입니다. 노래도 잘 하고, 웃기기도 잘하는 성인군자... 어렵지 않겠습니까?
차라리 그러한 도덕적인 완벽함은 국회의원 같은 분들에게 기대를 하고 싶은데, 오히려 국회의원분들 중에서는 사법고시 핑계로 군대를 결국 가지 않은 분이 참 많더군요. 높은 분들의 자제분들 중 군대를 면제 받은 비율이 일반인들보다 훨씬 많다고도 하구요.

만일 MC몽이 생니를 뽑았다면 그건 분명 잘못한 것이겠지요. 그러나 그가 진짜 멀쩡한 이를 뽑은 것인지 아닌지 아직 아무런 판단이 나오지 않은 상태이고, 어쩌면 그것은 당사자만 알 수 있는지도 모르겠습니다.
그러나 혹시 일부러 그랬다하더라도, 나는 여전히 MC몽을 좋아합니다. 어차피 그가 모범시민이라서 좋아했던 것은 아니었으니까요.

비슷한 이유로... 정치인들 중에선 좋아할만한 사람이 참 없군요..


posted by Mr.앤더슨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