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아가는이야기 2010. 11. 24. 02:10
우리 회사 앞에 불친절하기로 유명한 중국집이 하나 있습니다. 주인 아줌마는 손님이 와도 인사도 안하고, 어디 앉으라고 얘기도 안해주고, 음식 주문을 하나로 통일해서 안하면 짜증 내고, 시킨 음식도 늦게 나오기 일쑤입니다.
그런데 그 집에 왜 가느냐... 이유는 오직 하나 맛이 있어서이지요.
가끔은 다시는 이 집에 오나 봐라 하고 한동안 발걸음을 끊습니다만, 그러다가 문득 그 집의 짬뽕맛이 생각나 다시 못이기는 채하고 그 집 가서 점심을 먹습니다. 그래, 음식점은 그저 맛있으면 그만이지 뭐....

애플도 일종의 욕쟁이 할매집 전략이 아닐까요?

애플은 고객에게 친절하지 않습니다. "무조건 고객 불만을 해결한다" 뭐 그런 단순한 고객 중심 주의가 아니지요. 몇가지 사례만 살펴볼까요?

  • iOS는, 윈도우 탐색기 같은 프로그램이 없습니다. 내가 알아서 필요한 파일 찾아서 복사해서 옮기고, 삭제할 것은 삭제하고 그러고 싶은데 내 맘대로 할 수 있는 것이 하나도 없습니다. "고객님께서 직접 하셔서 별로 좋을 거 없으니 그냥 우리가 해놓은 대로 따라 오시는 것이 제일로 편합니다" 뭐 이런 생각이 느껴지지요.
  • 애플의 A/S는 또 어떤가요? 그놈의 리퍼폰 정책... 어쩌다 잘못해서 아이폰을 살짝 떨어뜨려 액정에 금 하나 간 것 뿐인데 29만원이나 내고 리퍼폰으로 바꾸랍니다.
  • 아이패드는 10인치 한 모델 뿐이죠. 스티브 잡스가 7인치 태블릿 PC는 DOA (Dead On Arrival)이라고 독설을 퍼부었음에도 불구하고 내년에 아이패드 7인치가 나올 거라는 루머가 끊임 없이 돌고는 있지만 어쨋거나 현재는 10인치 모델 하나 뿐이죠. 휴대성이 떨어지네 어쩌네 언론에서 떠들고 고객들이 원해도 스티브 잡스의 판단은 10인치가 아니면 안된다는 거였습니다.

애플은 고객에게 친절하거나, 칭찬을 듣기를 원하는 것 같지는 않습니다. 애츨이 집중하는 것은 오직 하나,  "맛있는 짬뽕" 그것 뿐입니다.
욕쟁이 할매 집에 찾아가서 욕을 들어 먹으면서도 짬뽕을 사먹는 그 이유는 맛있기 때문입니다. 맛도 있고, 친절도 하고, 식당도 크고 깨끗하다면 좋기는 하겠지요. 그러한 모든 것에 신경을 쓰다가 자칫 "맛"이 조금이라도 소홀해 진다면 친절과, 깨끗한 건물이 무슨 소용이 있을까요?

회사가 오직 하나의 가치에 집중해야 한다면, 그것은 도대체 무엇일까요?

애플은 이런 질문에 대해 명확한 자기들만의 해답을 가지고 있고 그것을 끝까지 잘 밀어붙여서 좋은 결과를 만들어 내고 있는 것이라 생각합니다.

욕쟁이 할머니에게 우리가 바라는 것은 친절하고 고운 말투가 아니라, 끝까지 변함 없는 맛입니다.

posted by Mr.앤더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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