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의 갤럭시 탭 출시가격은 995,500 원입니다. 거의 백만원이지요. 국내에 출시되는 휴대폰들은 사실상 carrier lock이 풀린 채 나오는 것이니, 미국 출시 제품과 직접적인 비교는 어렵겠지만 몇가지 조건을 맞춰놓고 살펴봐도 역시 비싸기는 비쌉니다.  좀 살펴볼까요?

1.미국내 출시가격 $599.99 의 의미
  • 기본적으로 미국에서는 갤럭시탭이 Carrier Lock이 걸려서 출시되는 것은 맞습니다.
  • 그러나, 미국의 경우 Verizon, AT&T, T-Mobile, Sprint 등 주요 통신사들이 모두 거의 동시에 갤럭시탭을 출시 했습니다. 따라서 갤럭시탭을 신규로 구입하려는 사람이 굳이 "unlocked" 를 찾아야 할 필요가 없을 것 같습니다. 아마도 기존에 통신사에 약정기간이 남아 있는데 굳이 단말기를 바꿔서 사용하고 싶은 사람만 선택하지 않을까 싶네요.
  • 여기에 약정을 하면 할인을 받습니다. T-모바일의 경우 2년 약정을 하면 $399.99 에 구입이 가능하네요. 음성 통화 기능이 없으니 음성 요금은 필요 없고, 데이터 요금인 Web Free 200MB(월 $24.99) 나, Web Overage Free (월 $39.99) 둘 중 하나를 선택할 수가 있습니다..
  • 스프린트의 경우도 2년 약정하면 $399.99에 구입할 수 있습니다. 월 2G 사용에 $29.9, 월 5G 사용에 $59.9 내는 요금제를 선택할 수 있네요.  
  • 사설이 좀 길었습니다. 정리하자면 1) 약정 안하고 약 70만원에 구입할 수 있고 2) 월 $25~$30 정도 요금 내고 2년 약정하면 47만원 정도에 구입할 수가 있습니다. 

2. 한국 내 판매 가격 995,500원의 의미

  • 달러로 환산해보면, 대략 $870 정도 이네요 (환율 1150원 기준). 미국 내의 "unlocked" 갤럭시탭과 비슷한 수준입니다.  영국에서 factory unlocked 상태로 출시되는 갤탭들이 대략 500파운드 정도이니 원화로는 80만원대 후반입니다. 영국과 비교를 하자면 unlocked 상태를 기준으로 비교해도 대략 10만원 정도는 한국 가격이 비싼 것 같습니다. 물가가 비싸기로 유명한 영국인데 이런 차이를 보이는 것이 의외입니다. (저는 영국서 아이패드를 구입했었는데, 국내 정발 가격보다 비쌌었습니다)
  • 그것 뿐만이 아니죠. 국내에서는 사실상 데이터 전용 요금제인 T-로그인 요금제로 구입하기가 참 힘듭니다. T-스마트샵 이라고 SK텔레콤에서 운영하고 있는 인터넷 쇼핑몰에서도  T-로그인 요금제 가입조건으로 상품을 올려 놓은 것은 없습니다. 고객센터에 문의까지 했건만 어느 대리점에서 판매한다는 답을 못주는 군요. 아마 데이터 전용 요금제로 구입할 경우 SK텔레콤에서 수수료를 적게 주는 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을 해봅니다. T-로그인 요금제로 구입시에는 72만원 정도 기계값을 부담해야 한다는 신문기사만 겨우 찾았습니다. (http://www.ajnews.co.kr/view.jsp?newsId=20101115000185 )
  • 그런데 이 72만원라는 숫자가 왠지 친숙합니다. 미국에서 약정 없이 구입할 수 있는 갤럭시탭의 가격과 비슷하고, 또 아래에서 보시듯이 갤럭시 탭을 "올인원요금제"로 약정 가입할 때 기본적으로 제공해주는 할인 금액을 빼고 나면 그 금액 역시 72만원입니다. (995,500원 - 266,500원 = 729,000원)       

3.결론적으로 SK텔레콤에서 출시한 가격은 995,500원이지만, 실제 제품의 가격은 72만원 근처가 아닐까요?  

  • 99만원과 72만원의 차액 27만원은 아마도 삼성이나 SK텔레콤에서 마케팅 비용으로 사용하는 금액일 겁니다. 제품의 출시가격을 얼마로 정하고, 얼마를 마진으로 남겨서 어떻게 쓰느냐 하는 것은 SK텔레콤이나 삼성전자가 결정할 수 있는 문제이겠지요. 개인적으로, 삼성보다는 SK텔레콤이 가격을 결정했으리라 생각합니다만... 어쨋거나 이 27만원이라는 금액을 고객의 자유로운 선택을 제한하는 옵션으로 사용하고 있어서, 갤럭시탭 국내 출시 가격이 그렇게 높아졌을 겁니다.
  • 예를 들어 미국에서는 갤럭시탭을 공짜로 구입할 방법이 없는데, 한국에는 있습니다. 올인원 55 요금제 정도만 써줘도  단말기 구입 실부담금은 36,000원에 불과합니다.(3년 약정 기준입니다). 그것만 보면 월 $39.99 (약 46,000원) 정도 요금을 써줘도 갤럭시탭을 47만원을 주고 사야하는 미국보다 훨씬 좋은 조건이라고 주장하는 사람도 있을 수 있겠습니다만, 전국민이 휴대폰 하나씩은 가지고 있는 우리 나라 상황에서 보자면 데이터 상품만 가입할 경우 72만원에 구입해야 하는 우리나라가 47만원에 구입할 수 있는 미국보다는 확실히 비싼 셈이지요.
  • 반면 아이패드의 경우 아무런 요금제 선택 없이 기계만 구입할 수도 있고, Wi-Fi only 모델을 구입할 수도 있습니다. 하드웨어 성능과 스펙이 틀리니 직접적으로 비교할 수는 없겠지만, 어쨋거나 고객이 선택할 여지를 많이 만들어 줬다는 점에서 아이패드가 일단 1점 먼저 따고 들어가는 것 같습니다. (물론 100% KT의 자발적 선택은 아니었을 수 있습니다만)

KT에서도 갤럭시탭이 출시될 거라고 합니다. SK텔레콤에서 이미 가격을 그렇게 만들어 놓아서, 다른 선택을 하기가 참 힘들 수도 있겠습니다만,  특정 요금제로 족쇄를 채워 고객을 붙잡으려고 하는 것보다는 좋은 서비스를 통해 고객이 스스로 머물게 하는 것, 그것이 정말 최상의 마케팅 전략이 되리라 확신합니다.

다음번 포스팅 때는, 저의 이베이 갤럭시탭 구입기를 한번 써보겠습니다.
고장으로 Wi-Fi 로만 접속이 가능한 갤럭시탭을 $450 정도에 구했는데, 사용기와 함께 올려보겠습니다.

posted by Mr.앤더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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