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아가는이야기 2010. 11. 15. 01:07
MC 몽이 생니를 뽑아서 군대를 면제 받았다는 의혹을 받기 시작할 때, 나는 그럴 수도 있겠다 싶었습니다.
군대.... 그거 가기 싫은 거거든요. 
나는 91년도 여름에, 정말 어이 없는 병무청의 실수로 영장이란 것을 받아보지도 못한 상태에서 입영일 하루 늦게야 내가 입영했어야 한다는 사실을 통보받고 부랴부랴 부산으로 달려가 입영을 했더랍니다. 이제 막 짝사랑에서 연애로 발전 좀 시켜보려고 했던 동기 여학생하고도 그 황당한 입대 때문에 영 멀어져 버렸지요.
그래도 누구나 대한민국 남자라면 가야 하는 것이니, 정정당당하게 입영 해야 한다고 생각했었고 그냥 군대는 가야 하는 것이 당연하다, 누구도 예외 일 수 없다고 생각을 했었지요.
그러나 나이를 먹고 사회생활을 하다 보니, 참 여러가지 방법으로 군대를 미루고 안가는 사람들이 많다는 것도 알게 되었습니다. 특히 우리 학교에 유난히 많았던 고시생들은, 고시 준비한다는 그 자체로도 군입대가 연기가 되고, 또 그 뒤에는 대학원도 가고 그러면서 어떻게든 연기를 하더군요.
그래서, MC 몽이 공무원 시험 같은 말도 안되는 핑계로 군입대를 연기했다고 하는 뉴스가 나오더라도 그냥 그럴 수 있다고 생각했습니다. 공무원 시험 같은 건 군대를 연기하려는 사람들이라면 다들 한번씩 써먹는 그런 방법이기 때문이지요. 물론 떳떳하지 못하지만 그걸 가지고 법적으로 걸고 넘어질 문제는 아니라고 생각했습니다. 혹시 아나요, 불안정한 연예인 생활이 싫어서 철밥통인 공무원이 되고 싶었는지도....

그러다가... 결국 생니를 뽑아서 군대를 면제 받았다는 혐의로 기소가 되고 첫번째 공판까지 열렸네요.
나는, MC 몽이 진짜 치아가 안좋았는지, 군대를 안가려고 멀쩡한 이빨을 뽑았는지는 모르겠습니다. 대한민국 남자라면 누구나 해야 할 국방의 의무이니 당당히 갔다 왔다면 더 좋았겠지요. 그러나 정말 이가 안좋아서 그랬든, 아니면 군대 안가려고 몇개를 더 뽑았든 그런 문제에 불구하고 나는 MC몽을 좋아 합니다.

내가 MC 몽에게 기대하는 것은, 좋은 노래를 만들어 주는 것, TV예능프로에서 재밌는 웃음을 만들어 주는 것이지 그에게 도덕적인 완벽함을 바라는 것은 아니기 때문입니다. 노래도 잘 하고, 웃기기도 잘하는 성인군자... 어렵지 않겠습니까?
차라리 그러한 도덕적인 완벽함은 국회의원 같은 분들에게 기대를 하고 싶은데, 오히려 국회의원분들 중에서는 사법고시 핑계로 군대를 결국 가지 않은 분이 참 많더군요. 높은 분들의 자제분들 중 군대를 면제 받은 비율이 일반인들보다 훨씬 많다고도 하구요.

만일 MC몽이 생니를 뽑았다면 그건 분명 잘못한 것이겠지요. 그러나 그가 진짜 멀쩡한 이를 뽑은 것인지 아닌지 아직 아무런 판단이 나오지 않은 상태이고, 어쩌면 그것은 당사자만 알 수 있는지도 모르겠습니다.
그러나 혹시 일부러 그랬다하더라도, 나는 여전히 MC몽을 좋아합니다. 어차피 그가 모범시민이라서 좋아했던 것은 아니었으니까요.

비슷한 이유로... 정치인들 중에선 좋아할만한 사람이 참 없군요..


posted by Mr.앤더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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